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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긴급출동은 무용지물?…여전히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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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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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정치연 기자="긴급출동 차량을 하염없이 기다렸죠. 하지만 결국엔 오지 않더군요. 수입차 사후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긴급출동마저 제때 이용하지 못하니 화가 나더군요."

최근 독일산 수입차를 구매한 회사원 김모씨(50)가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 나선 길에 과속방지턱을 넘다가 사이드 스커트가 내려앉는 사고를 냈다. 하는 수 없이 서비스센터에 연락을 취했고 하염없이 긴급출동 차량을 기다렸지만 끝내 오지 않았다. 김씨는 결국 보험사에 전화해 차량 견인서비스를 받고 직접 서비스센터에 차를 입고시킬 수밖에 없었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점유율 10%, 연간 판매 10만대를 넘어서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그야말로 자동차 10대 중 1대가 수입차인 시대다. 하지만 사후서비스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수입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서비스센터 확충에 나서면서 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해 나가고 있지만 수입차 증가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2~3년 새 수입차가 많이 팔렸는데 보증기간이 끝난 수입차 고객을 재구매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선 부족한 사후서비스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속 빈 강정? 여전히 부족한 서비스센터
수입차 업체들은 그동안 턱없이 부족한 서비스센터와 정비망으로 인한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수입차시장은 서비스에 대해 까다롭기로 소문난 곳이다. 수입차를 구매한 이들은 간단한 정비를 받기 위해 자신의 집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거나 밀려 있는 정비차량으로 인해 긴 대기시간을 감수해야했다.

정작 필요할 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수입차 업체들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도요타 등이 중심이 돼 최근 사후 서비스 강화를 위한 서비스센터 확충에 속속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판매망의 확충이 우선이며 서비스센터 확충은 '생색내기용'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18일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등록된 수입차별 서비스센터는 총 340개소다. 가장 많은 곳이 BMW로 33개이며 메르세데스-벤츠 28개, 포드 25개, 폴크스바겐 21개, 크라이슬러 21개, 아우디 19개 등의 순이다. 볼보의 경우 2008년 15개였던 서비스센터 수는 현재 12개로 오히려 줄었다.
반면 국내 완성차 서비스센터 수는 현대차 1443개, 기아차 830개, 한국지엠 475개, 르노삼성차 642개, 쌍용차가 328개에 달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전체 사후관리(AS) 서비스 능력은 쌍용차 브랜드 하나와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최근과 같은 수입차 판매열풍이 이어질 경우 수입차 서비스대란이 올 것이라는 얘기가 과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긴급출동은 무용지물?
긴급출동서비스에서는 수입차와 국산 완성차들의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다. 긴급출동은 배터리 방전을 비롯해 도어 잠김, 차량고장 진단 등 말 그대로 긴급 조치 가능한 항목에 대해서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는 월평균 1000건 내외의 긴급출동서비스가 발생한다. 현대·기아차가 운영하고 있는 긴급출동 차량은 2300여대다. 한국지엠도 긴급출동 서비스를 대폭 강화, 전국 355개소에서 1대씩 총 350여대의 긴급출동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쌍용차도 전국에 328대의 긴급출동 차량을 운영, 고객의 요청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 브랜드가 운영하는 긴급출동서비스는 유명무실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판매 상위 5개 수입차 브랜드 중 자체 모빌리티 케어 서비스를 통해 긴급출동 차량을 보유한 곳은 BMW(35대), 메르세데스-벤츠(22대), 아우디(17대) 등 3곳에 불과했다. 이를 올해 수입차 누적 판매량인 10만대와 환산하면 긴급출동차량 한 대당 1190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폴크스바겐과 도요타를 비롯한 나머지 대부분의 업체는 자체 차량이나 출동요원 없이 제휴업체를 통한 견인 서비스만을 제공했다. 이러다보니 전자장비로 무장한 수입차들이 경미한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견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셈이다. 수입차를 이용하고 있는 한 고객은 "엔진 이상 경고가 들어오며 차량이 멈춰서 견인까지 받았지만 센터에서 엔진 세팅 값을 조정하고 운행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긴급출동 차량이 있었다면 견인없이 고장을 수리해 불편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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