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대형마트들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통과돼 아쉽다는 표정이다. 대형마트·중소상인간 상생합의를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단, 영업제한 시간이 기존 개정안보다 2시간 줄어들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회는 여야가 합의해 수정한 유통법 개정안을 본회의 통과시켰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에 따르면 영업제한 시간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로 기존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와 비교해 2시간 단축됐다. '의무휴업일 월 3일 이내' 조항도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 월 2회'로 수정됐다.
법안이 통과되자 유통업체들은 한결같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골목상권간 상생합의를 무시한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발전협의회 합의에 따라 작년 12월부터 매달 둘째·넷째주 수요일을 자율휴업일로 지정, 시행 중이다.
그는 "대형마트 규제로 전통시장으로 소비가 이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증발하는 것이 증명됐다"며 "이번 규제가 내수 침체를 더욱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하는 만큼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체인스토어협회은 월 2회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경우 2011년 기준 3조4000억원가량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업계 전체 매출 가운데 9.3% 달하는 액수다.
체인협 관계자는 "이해당사자들간 합의가 있으면 조정이 가능하다는 단서조항이 있지만 지자체들이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우려가 커졌다"며 "향후 각 회원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악은 피했다는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하지만 오후 10시 이후 영업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평일 오후 9~12시 매출 비중은 16.3%로 나타났다. 주말 경우 12.9%다.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원안과 비교하면 후퇴한 편이고 대형마트 입장이 다소 반영됐다"며 "상생협의회를 논의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개정안에는 이해당사자들간 합의가 있을 경우 의무휴업일 조정이 가능하다는 별도 단서조항이 있다. 이에 각 지자체와 의무휴업일 지정에 대해 추후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유통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중소단체들간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환영의사를 밝힌 반면, 중소상인 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측은 "당초 개정안에서 영업시간 제한이 다소 축소돼 아쉬운 점은 있으나 대형유통과 소상공인이 상생하기 위한 양보와 타협의 과정으로 생각한다"며 "개정된 유통법이 상생을 위한 구심점으로서 소상공인들의 생활과 경영환경 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경제민주화 국민운동본부 등 4개 시민·중소상인 단체는 "중소상인을 살리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국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조례를 대부분 월 2회 일요일에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을 하도록 한 만큼 월 2회 의무휴업 조항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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