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구 의원 "둑높이기 사업..하천수질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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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0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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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저수지의 둑을 높여 갈수기에 4대강에 물을 대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하천수질 악화만 초래하는 환경대재앙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정범구 의원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96개 저수지 수질조사 현황, 4대강 지천 수질조사 현황'에 따르면 둑높임 사업 대상 총 96개 저수지 중 91개 저수지 수질이 4대강 지천(하류) 수질보다 좋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천 수질보다 나쁜 저수지 물이 하천으로 유입되면 하천 수질이 악화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게 정 의원의 주장이다.

특히 충북 영동의 추풍령저수지의 경우 저수지 수질은 "나쁨'인 반면, 하류 추풍령천 수질은 '매우 좋음'으로 4개 단계나 더 나쁘다. 경북 청송의 신풍저수지 등 4개 저수지는 하류 수질보다 3개 단계나 떨어진다. 33개 저수지는 하류 수질보다 저수지 수질이 2개 등급 이상 저수지 수질이 더 나쁘다.

농식품부는 둑높이기 사업을 통해 "추가 확보된 수자원을 활용해 부족한 농업용수를 보충하고, 남는 물은 갈수기 하천으로 흘려보내 농어촌 소하천의 생태계가 보존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관련 둑높이기 대상 96개 저수지 인근은 농업용수 부족 현상이 없는 곳이고, 사업내용에 수로 건설비용이 포함된 곳이 없다. 이에따라 주변 천수답을 수리안전답으로 전환되는 면적도 없어 농업용수 공급 효과는 거의 없고 오로지 4대강에 배 띄우는 일에나 기여하게 될 실정이다. 특히 수질이 더욱 악화되는 갈수기에 하천으로 방류하게 되면 수질악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농어촌 공사는 물이 흘러가는 과정에서 오염 요소가 희석되기 때문에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오염요소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농어촌공사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유입되는 수질이 현저히 나쁘면 수량 증가를 통한 자연 정화기능에는 한계가 있어서 수질이 악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갈수기에는 유입되는 하천 수량이 적어지고 저수지에서 방류되는 수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질 악화가 우려된다.

이에 대해 정범구 의원은 “농업용저수지는 농업용수를 대기 위한 시설이다. 농업용수는 공업용수보다 낮은 수질도 사용가능하다. 관리 기준 자체가 낮은 저급수를 지천을 통해 식수원인 4대강으로 흘려보낸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라며 "갈수기의 지천 건천화를 막기 위해 저수지 물을 공급하려면 둑높이기에 앞서 저수지 수질 악화를 초래하는 비점 오염원을 제어하고 준설 등 저수지 수질 개선 사업을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uses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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