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급격한 성장의 후폭풍이 매섭다. 채무상환을 유예하면서 국제 사회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두바이가 이번엔 환경오염으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두바이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수질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중동에 위치한 물부족 국가인 두바이는 걸프만의 바닷물을 담수 처리해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호텔 등 대형건물에서 아낌 없이 물을 쓰다보니 30년 전 3만2000ppm이었던 염분 농도가 최근 4만7000ppm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염도 상승은 두바이 생태계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NYT는 심지어 세계 최고층 건물이라고 알려진 두바이의 '버즈칼리파'의 하루 물사용양만으로도 올림픽 수영장 20개를 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기 위한 시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을 세계 제일의 탄소배출국 자리에 올려놨다. 더 심각한 것은 담수화 시설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을 다시 그대로 바닷속으로 흘려보낸다는 것이다.
하수 및 오물처리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두바이의 단 하나뿐인 하수처리 시설의 용량은 26만 입방미터인데 비해 실제 배출되는 양은 48만입방미터로 두배 수준이다. 용량이 모자라자 하수 및 오물을 인근 사막에 내버리고 있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중동전문가인 장-프랑수와 세즈넥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성장이 너무 급격하고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반면 사람들은 환경에 대해 잊고 있다"며 "비즈니스를 제일 우위에 두는 태도는 앞으로 더 큰 문제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력 부족 문제도 부상하고 있다. 카타르에서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지만 공급량을 제한하고 있는데다 석탄 등은 운반과 공급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UAE는 원자력 발전을 시도하고 있다. UAE는 한국이 짓는 4개의 원자력발전소를 2020년부터 가동시켜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고, 화석연료를 주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때보다 이산화탄소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발전 역시 환경오염 우려를 낳고 있다.
걸프리서치센터의 모하메드 라우프 환경 책임자는 "원자력발전이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긴 하지만 재생가능하지 않는 데다 폐기물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라늄 비축량도 40~50년 안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치ㆍ안보적 이유가 아니고서는 개발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라우프는 "UAE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을 보여줬다"며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익을 얻는 대신 파멸적인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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