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시와 시의회, 공무원 노조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청사 건립 3000억원,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4200억원, 한강르네상스 5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썼다.
서울시의 주장대로 올해 책정된 수방예산이 전체 3400억여원이라해도 이보다 훨씬 웃도는 규모다.
더구나 서울시는 서울을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톱5’에 올린다는 목표아래 외형을 돋보이게 하는 사업에 예산을 증액했다.
서울시의 예산편성 항목을 보면 올해 신청사 건립예산에 193억원이 증액됐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운영비 166억원이 늘었다. 또 아리수 품질 고급화 사업에 작년보다 150억3300만원, 경영개선 사업 616억9400만원 증액됐다.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시민단체들로부터 ‘부자들을 위한 낭비적 외관꾸미기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감사원도 이 사업이 400억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지은 인공섬인 ‘세빛둥둥섬’은 여름 홍수로 6월말부터 지금까지 한달이 넘는동안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출퇴근용과 관광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수상택시 또한 비가 많이 내릴 때면 대부분 운행이 중지된다.
또 감사원 지적을 보면 한강르네상스 일환으로 시가 추진한 수상버스 사업의 경우 2008년 16억8700만원을 들여 잠실 등 4곳에 입수로(110m)와 진입도로(839m)를 만들었지만, 수상버스 관련 사업자들이 납품기한을 지키지 못하면서 이 도로는 3년째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
’디자인서울’ 계획도 이번 폭우피해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 서울시가 강남대로·반포로·신월로 등 시내 50곳을 대상으로 조성중인‘디자인서울거리’ 상당수가 대리석 등으로 인도를 포장해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이와 관련해 "빗물이 지하로 들어갈 수 없는 불투수면적이 서울시의 경우 1962년 7.8%에서 2009년에는 47.7%로 늘었는데, 주변의 산과 하천 면적을 빼고 도시지역에 한정한다면 불투수 면적은 85%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비가 오면 과거에 비해 5배나 많은 유출량(60년 10%, 99년 48%)이 나오고, 비가 그치면 지하수가 부족해 도시가 건조해진다"는 것이 환경운동연합의 설명이다.
공무원노조도 이번 수해와 관련해 "서울시가 겉치장을 위해 지난 수년 동안 수해방지 업무를 퇴출시켰다"며 이번 서울 수해를 ‘오세훈 인재(人災)’라고 맹비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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