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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보폭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고리원전 1호기 정전사고 은폐와 보령 화력발전소 화재 늑장보고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전력운영 컨트롤타워의 수장인 홍 장관이 직접 지휘봉을 쥐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하 기관의 보고체계 뿐만 아니라 지경부 자체 보고시스템에도 헛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제집 문단속부터 하라'는 비난이 강하게 일고 있다.
홍 장관은 19일 월성 원전과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년을 맞은 안전점검 차원이다.
홍 장관은 최근 정전이 발생한 고리 원전 1호기에 대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근무 기강을 확립하고 주요 설비 안전 운영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홍 장관은 당초 경주만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바꿔 월성 원전부터 들렀다. 고리 원전 1호기 정전 당시 문제를 일으킨 비상디젤발전기 등을 직접 점검하면서 평소 완벽한 점검과 정비를 거듭 강조했다.
홍 장관은 최근 18개월 공사 기간을 연장한 경주 방폐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1·2번 처분고의 각종 보강 공사 진행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홍 장관은 “방폐장 건설에서 최우선 목표는 안전성”이라며 “현재 공사 상황에 대한 국내외 안전 점검을 속히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 홍 장관의 발빠른 행보가 빛이 바래고 말았다. 보령 화력발전소 화재 당시 지경부 관계자들이 상황 근무 메뉴얼을 어기고 다음날에야 담당 실국장에게 늑장보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홍 장관이 체면을 구긴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앞서 15일 홍 장관은 보령 화력발전소의 화재 사고를 TV뉴스를 보고 인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발전소 운영과 전력수급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이 내부 보고 전에 TV방송으로 상황을 알게 된 촌극이 빚어진 셈이다.
잇다른 이번 사고가 천재가 아닌 인재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보고 체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에야 말로 사고 현황과 대응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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