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여건 개선과 민간소비 진작이 내실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 지난해 실질 GDP, 연 2.8% 성장…건설투자가 성장률 견인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는 전년대비 2.8% 성장했다. 한은이 지난 9일 내놓은 경제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10년 6.3%로 크게 확대됐으나 2011년 3.7%, 2012년 2.0%로 점차 둔화했다가 3년만에 반등했다.
건설투자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전년보다 6.9% 성장하면서 지난 2009년(3.4%) 이후 4년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밖에도 수출이 4.3% 성장하면서 전년(4.2%)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했고, 민간소비도 1.9% 늘어나면서 전년(1.7%)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지난해 성장은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투자 등 대부분 재정에 의존한 것이었다"면서 "반면 민간 부문이 투자하는 설비투자는 여전히 성장기여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9% 성장하면서 3분기(1.1%)보다 성장세가 둔화했다. 이에 대해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국세 수입의 차질로 세수가 1조원 정도 전년보다 감소했다"면서 "그 영향이 4분기에 미치면서 정부 투자 감소로 성장률이 1%대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는 민간 부문이 여전히 회복 단계에 올라서지 않았다는 결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1.5% 감소하면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은은 4분기 설비투자가 증가(6.4%)한 점을 들어,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 세계적인 저성장기, 회복속도 더딜 것…내수 불확실성도 커
올해 한은이 전망한 경제성장률은 연 3.8%다. 정부와 KDI(한국개발연구원)은 각각 3.9%와 3.7%이며, 금융연구원은 4.0%를 내놨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3%대 성장은 문제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전히 수출이 경제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3%대 후반까지 가기 위해서는 내수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내수 성장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영택 한은 국장은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2012년 0.7%포인트에서 지난해 1.5%포인트로 높아졌다"면서 "올해도 수출이 성장세를 끌고 가겠지만 내수와 골고루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내수 부진을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꼽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부채 조정 과정에서 교역량이 크게 늘지 못할 것"이라며 "원화 강세 등 환율여건과 함께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로서는 성장세를 늘리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반짝 증가했던 건설투자가 다시 둔화될 가능성, 가계부채와 금리 상승에 대한 상환부담 등으로 민간소비도 제약될 수 있다"면서 "수출의 힘이 약화되고 내수의 개선세도 낮아 경제 성장속도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양규 실장은 "정부가 기업의 투자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국회에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안들을 빨리 통과해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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