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환자 유치 '정부ㆍ보건의료' 적극 협력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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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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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 새해 벽두 중국 미용컨설팅 관계자 582명이 의료관광 체험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중국 최대 미용컨설팅 프랜차이즈인 '미미자문회사' 소속으로 성형·피부 등 뷰티 관련 의료시술을 체험했다.

# 히딩크 감독도 한국을 방문해 무릎 관절염 수술에 이어 초음파로 복부지방을 제거하는 리포소닉, 이마 피부를 위쪽으로 팽팽하게 당겨주는 성형까지 잇따라 받았다.

선진국 비용의 10분의 1수준으로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해외로까지 입소문을 타면서 의료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관광과 의료서비스 등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및 보건의료계가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9년 이후 한국을 찾는 해외환자는 매년 큰 폭의 증가폭을 보여 지난해에는 180개국 약 20만명(추정, 실환자)의 외국인이 우리나라 의료를 이용했다. 연도별로 2009년 6만명, 2010년 8만명, 2011년 12만명, 2012년 15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2013년도(1~11월) 건강관련 여행수지는 1억70만달러의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는 지난 9일 제주특별자치도 WE 메디컬리조트를 개관하는 등 ‘올해를 외국인환자 100만 유치를 위한 퀀텀점프 원년’으로 선언하고 관련 산업육성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WE는 의료기관(제주한라병원 서귀포분원)과 호텔(관광숙박업), 관광객 이용시설업(휴양) 복합시설로 의료와 휴양을 결합한 한국형 의료관광 모델이다.

정부는 앞으로 2020년까지 100만명 유치시 진료 및 관광수익으로 2조9000억원을 벌고 5만4000만명에 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 3세대 ‘의료국경 파괴’

보건ㆍ의료계는 의료관광시장을 3단계로 구분한다. 2000년 이전을 1세대로 보고 소수의 부유층에서 중증 치료 중심으로 자발적인 방문에서 2세대(2001~2009년)는 중산층도 이용 가능할 뿐 아니라 치료와 휴양까지 연계하는 시기로 바야흐로 의료관광산업의 확산을 가져온 시대를 거쳤다는 것이다.

현재는 의료관광 시장을 3세대 단계에 해당된다고 분석한다.

2010년 이후 질 높은 의료기술을 통한 예방치료를 목적으로 수요층이 확대되는 시기를 맞이했다. 이 시기는 러시아‧중국 등 신흥시장 중심의 의료국경이 파괴되는 현상을 낳았다.

올해는 러시아 관광객들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져 러시아 의료관광 수요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블라디보스토크을 비롯한 극동지역은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큰데다 소득이 높은 데도 최신식 인프라를 갖춘 병원이 턱없이 부족해 올해 러시아 의료관광객의 수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러시아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은 주요 대학병원으로 검진은 물론 암수술‧심장수술과 같은 고난이도 치료를 많이 받고 있다.

상반기에는 병원과 여행사가 국내 첫 합작 영리법인을 설립할 예정이어서 외국인 중증환자 유치는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3억~5억원 수준에서 초기 자본금을 마련한 뒤 증자 등을 통해 외부 투자를 받아 상반기에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의료·검진 및 전문 의료인력 지원, 고객관리, 원격 진료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하나투어는 29곳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 마케팅과 광고 등을 담당한다.

합작법인은 중증환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장기입원 해외 환자를 겨냥한 숙박시설 건립도 검토 중이다.

◆ 특화병원도 해외환자 유치전 확산

특화된 병원에도 이 같은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목소리 특화병원인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에 의하면 2013년11월 기준, 목소리 치료를 받은 해외 환자를 조사한 결과 ‘전년(2012년) 대비 37% 증가율을 보였으며, 2011년에 비해서는 77% 증가했다.

음성 및 성대수술을 위해 예송이비인후과를 찾은 환자는 201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미국ㆍ러시아ㆍ카자흐스탄ㆍ중국ㆍ일본 등의 비율이 높았으며, 이후 스페인ㆍ영국ㆍ그리스ㆍ호주ㆍ슬로베니아, 남미 등 세계 38개국에서 음성여성화ㆍ후두유두종ㆍ발성장애ㆍ성대마비와 성대구증 등 다양한 질환과 음성성형을 목적으로 방문했다.

목소리 수술을 위한 해외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삶의 질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더 좋은 목소리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자 자국에서는 받을 수 없었던 특화된 분야의 체계적이고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성전환자들의 마지막 수술이라 생각되는 음성여성화수술에 대한 새로운 수술적 방법의 안정성과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유튜브ㆍ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타고 한류 열풍에 가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ㆍ카자흐스탄 등 의료취약 국가에서는 생명과 직결된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비율이 높았다. 후두에 사마귀처럼 분포해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소아형 후두유두종은 1~3세 경 발병하며, 재발이 잦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소아형 후두유두종이 치료가 가능하지만, 중국이나 카자흐스탄 등에서는 난치병이자 불치병으로 분류돼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은 “국민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목소리 성형수술을 받고자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반면에 의료 취약 국가에서는 고난이도의 질환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사랑병원도 최근 해외 주요 병원과의 무릎관절 치료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의료서비스 진출에 나서고 있다.

병원은 지난해 10월31일 중국 연태광화병원에 국내의료진을 파견해 의료기술 및 전문병원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연세사랑병원은 매달 7일간 의료진을 연태시에 파견해 진료를 실시하며, 연태광화병원 측은 중국에서 의료 행위 시 필요한 외국인 의사 면허증을 연세사랑병원 의료진에게 발급해주게 된다.

힘찬병원은 김일영 척추외과 전문의와 지안카를로 구이자르디 이탈리아 플로렌스 대학교 교수가 함께 공동 수술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안카를로 구이자르디 교수는 이탈리아와 국제 의료 저널을 통해 현재까지 약 80여편의 논문을 발표해 왔고, 이탈리아 보건부 장관에게 뼈이식 관련한 자격을 부여 받았을 만큼 의료기술에 대해서도 인정받는 척추외과 전문의다.

힘찬병원 측은 의료계 발전을 위한 연구를 꾸준히 하는 의료진들이 함께한 만큼 성공적인 수술을 선보였으며, 앞으로 각국의 의료진들과의 원활한 상호 의료기술 교류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인공관절교육센터로 지정받은 웰튼병원도 중국ㆍ베트남ㆍ미얀마ㆍ말레이시아 등 현지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의료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수술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또 미국과 일본 등 다양한 해외교류를 통해 최신 경향의 의료시스템 및 전문지식을 받아들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카자흐스탄ㆍ몽골ㆍ러시아ㆍ중국 등 세계 각국의 현지 병원과 MOU 체결 및 인적교류를 통해 국제적 인지도 제고 및 해외네트워크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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