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금융권에서 가수 싸이와 같은 한류스타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로 경쟁력 있는 분야를 발굴 및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26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4 제7회 아시아ㆍ태평양 금융포럼’ 개막연설을 통해 “연예기획사들이 오랜 기간 체계적 준비를 거쳐 싸이를 비롯한 월드스타를 배출한 것과 달리 금융사들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로 글로벌 랭킹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윤 원장은 금융한류 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금융사마다 비슷한 비즈니스 전략 △단기성과 위주의 해외 진출 전략 △현지 인력 무분별 고용 등을 꼽았다.
그는 “금융사마다 동일한 금융서비스나 기존 진출 금융사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며 “해외 진출 금융사들을 단기성과 위주로 평가하다 보니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 역량을 갖춘 국내 인력을 적절히 파견하지 않고 현지 인력 위주로 직원을 충원해 금융사 고유의 진출 전략 실천이나 본국과의 원활한 소통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HSBC, 스탠다드차타드(SC) 등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HSBC, SC, 골드만삭스, ING 등 세계 유수의 금융사들이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영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하고 있다”며 “이는 금융사의 해외 진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금융사들도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문화한류의 성공 배경을 예로 들어 금융한류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민간 금융사들이 정부 지원 하에 주도권을 쥐고 비교우위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는 “한류 관계자들은 문화한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지원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며 “금융한류도 민간 금융사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금융한류 지원 방안을 △금융사의 중장기 진출 전략 수립 유도 △해외 진출에 필요한 투자 규제 완화 △해외점포 업무 범위 확대 추진 △해외 진출 절차 간소화 △해외금융협력협의회 확대 개편 △금융인프라 구축 지원 및 금융협력사업 확대 등으로 요약했다.
그는 또 “문화한류는 선진국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답습하려는 노력을 통해 성공한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의 브랜드를 가꿔 나가는 데서 비롯됐다”며 “금융한류도 금융사들이 잘 하는 분야를 우선적으로 발굴 및 육성해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시스템을 일방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진출국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문화한류도 한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 문화교류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금융한류도 현지와의 금융협력, 인력교류 등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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