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활성화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인력 및 조직·시스템 체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아주경제와 홍콩문회보가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2014 제7회 아시아 태평양 금융포럼'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금융의 현주소'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역량강화, 특히 인력 및 조직 운영 체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국내 금융업 환경 및 문제점으로 △국내총생산(GDP) 중 금융업 비중 정체 △글로벌 금융사 부재 △성장·수익성 한계 △해외자산·이익 성과 미미 등을 꼽았다.
그는 "금융부문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지 않다"며 "부가가치 기준으로 GDP 내 금융업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이지만, 수년간 정체돼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OECD에 따르면 한국 금융업의 GDP 비중은 2000년 5.8%에서 2005년 6.9%로 상승한 이후 2011년 7.0%로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OECD 가입국의 GDP 대비 금융업 비중은 6.6%다.
총자산 성장세 둔화,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당기순이익 감소 등 국내 금융권의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다.
금융그룹들이 해외시장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해외수익비중을 15~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 실장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들이 해외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나 총자산 중 해외자산 비중은 5% 내외이며 순이익 해외비중은 10% 미만으로 성과가 미미한 편"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해외 금융사의 글로벌 전략 사례를 소개하며 글로벌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주춤한 사이 역내 은행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사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들, 주로 소매금융 분야에서 대부분 철수하는 사이 역내 주요 은행들이 아시아 지역에 빠른속도로 진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HSBC의 예를 들며 해외 선진 금융사의 경영전략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정 실장은 "HSBC는 각 지역에서 소매금융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추진했으나 위기를 겪으면서 각종 보험사업을 매각했고 소매금융 부문도 처분했다"며 "이후 글로벌 자금 관리와 무역금융을 통합한 트랜잭션뱅킹을 확장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 실장은 국내 은행들이 해외진출 시 전략 다양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수익구조나 자금규모로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울 가능성이 높다"며 "현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은행을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금융사들이 공동 진출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요 은행들은 지점을 통한 영업보다는 모바일, 인터넷 등의 디지털뱅킹 서비스 제공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 부분은 국내 은행들도 뒤지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전략 다양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끝으로 인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국내 인력을 글로벌 인력으로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 인력 교육을 통해 국내 금융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단기적으로 큰 이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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