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나라 기황후, 연천에 잠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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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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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 터 황토문화제 지정, 석물(石物) 2기 수습해 연천문화원에 보관

아주경제 고기석 기자 =기황후의 능이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천군 연천읍 상리 산145번지. 지금은 밭으로 변한 조그마한 야산이 바로 기황후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기황후는 고려 출신으로 중국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가 마지막 황제인 순제의 황후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현재 방영 중인 MBC 드라마 기황후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다.

황후의 자리에 오른 이후 37년간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하여 원나라와 고려에 많은 영향을 미친 여걸이다. 그녀는 고려 충렬왕 이후 80년간 계속돼 오던 공녀제도를 폐지시켰고 원나라 내부에서 종종 제기되던 입성론, 즉 고려를 중국의 한 성으로 편입시키자던 논의를 종식시키기도 했다.

또 원나라에 차문화를 비롯해서 고려풍을 일으킨 당사자로 고려시대 한류의 원조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기황후가 연천에 묻혀 있다는 사실은 구전(口傳)과 문헌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능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지금도 민간에 회자(膾炙)되며 오래전부터 기황후 능이 있던 곳으로 전해져 온다. 조선 영조(英祖) 때 간행된 동국여지승람은 ‘연천현 동북쪽 15리에 원나라 순제 기황후의 묘와 석인, 석양, 석물 등이 있다’고 전한다. 1899년 간행된 연천현읍지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황후총은 동쪽 20리 재궁동(齋宮洞)에 있는데, 세속에서 전하길 원 순제 기황후가 고국에 돌아가 묻히기를 원해서 이곳에 장사 지냈다고 한다.

연천문화원은 이를 근거로 지난 1995년 지표조사를 실시하여 황후총 주변에서 나뒹굴고 있는 석물(石物) 2기를 수습하여 문화원 뜰 앞에 옮겨 놓았다. 기황후 묘소 주변에서 고려양식의 어글무늬 기와가 많이 발굴된 점도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기황후 능 터는 지난해 연천군 향토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기씨 종중이 능 터를 가끔씩 찾아 관리하고 있는데, 지난 2008년에는 후손인 당시 주한몽골대사가 찾기도 했다.

연천군은 지난 21일 기황후릉 터에서 행주 기씨 종중과 함께 기황후에게 차를 올리는 헌다식(獻茶式)을 거행하기도 했다.

이번 헌다식을 계기로 한반도 중심 연천에서 기황후의 지혜를 빌려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 묘책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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