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열리는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가 잡은 전시 주제다.
미디어시티서울을 주관하는 서울시립미술관 김홍희관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시 주제 중 하나인 '귀신'은 지배적인 역사 서술에서 누락된 고독한 유령을 불러와 한 맺힌 말을 경청한다는 뜻으로, 굴곡이 심했던 아시아를 중심으로 근현대사를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키워드인 '간첩'은 아시아에서 식민 시대와 냉전의 경험이 심각했다는 점에 주목하기 위한 것이며, '할머니'는 권력에서 가장 먼 존재이자 '귀신과 간첩의 시대'를 견디며 살아온 증인으로 식민주의와 전쟁 폐해의 핵심에 여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 선정했다는 것.
올해 행사의 예술 감독은 미디어 작가 박찬경(49)씨가 맡았다. 박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동생으로, 서울대 서양화과와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미디어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해왔다.
박 감독은 "시립미술관은 시민의 공간이고 공공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꾸밀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8번째를 맞는 미디어시티서울은 오는 9월2일∼11월23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리며 다양한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영화, 회화, 조각, 사진 등을 선보인다.
최원준과 양혜규, 민정기, 배영환 등 10여명의 한국 작가를 비롯해 타무라 유이치로(일본), 딘 큐 레(베트남), 오티 위다사리(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 3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일본 작가 타무라 유이치로는 시립미술관 건물 자체를 주제로 삼아 일제시대부터 최고재판소로 사용됐던 건물의 역사를 재구성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미디어시티서울=2000년 시작돼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디어아트 전시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한다. 지난 12년간 전 세계에서 1천명 이상의 작가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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