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2014년 규제개혁 개선과제 628개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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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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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1일 기업활동 관련 규제개선 과제 628개를 두 차례에 걸쳐 관련부처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지난 3월 대통령주재 규제개혁장관회의 이후 회원사로부터 1300여건의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했으며,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규제개혁 TF’를 구성하여 과제를 검토한 후 4월과 6월 정부에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과 미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탄산수를 ‘먹는 물’로 즐겨마시게 됐다. 국내 탄산수 시장은 2010년 75억원에서 2013년 195억원으로 3년 만에 2.6배가 커졌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그런데, 탄산수는 먹는 샘물 공장에서 제조할 수 없다. 먹는 물 관리법이 먹는 샘물 공장에는 먹는 샘물 이외의 제조시설 설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산수는 기존의 먹는 샘물에 탄산만 첨가하면 제조가 가능하지만 규제로 인해 공장 외부에 따로 음료 제조공장을 세워야한다. 먹는 샘물 공장을 가진 A사는 탄산수 생산을 계획했으나 음료 제조공장을 따로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문제로 탄산수 시장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동남아시아권에서는 먹는 샘물공장에서 탄산수 혼합생산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먹는 샘물 제조공장 내 탄산수 제조 관련 설비의 설치 허용을 검토 중이다.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에 따르면 유심(USIM)은 이용자 식별정보 등이 저장된 장치로 통신단말기에 ‘삽입’해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심의 장착방법으로 삽입하는 경우만 인정되고 부착 등 다른 방법은 불가해 B사는 웨어러블(Wearable) 기기 디자인 개발에 제약을 받고 있다. 스마트 시계, 스마트 안경 등 웨어러블 기기에 유심(USIM)을 카드 형태로 삽입하게 되면 소형화, 경량화된 디자인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사안은 미래창조과학부가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 치아 미백제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과산화수소 함량이 3%를 초과하면 의약품으로 관리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해외 국가들에서는 고함량 과산화수소 함유 치아 미백제를 화장품이나 공산품으로 관리하고 있고 과산화수소 함량 규제가 없다. 치아 미백제 과산화수소 함량 제한 규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국내외 소비자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에 애로를 겪고 있다.

과산화수소 함량이 3%를 초과하는 치아미백제 생산을 원하는 기업은 의약품업을 등록해야 하는데 의약품 제조설비구비 등 그 절차와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 의약품업 등록이 어렵기 때문에 기업은 과산화수소 함량이 3%를 초과하는 치아미백제 생산이 사실상 어렵다.

규제의 수단과 목적이 바뀌어 효율을 떨어뜨리는 사례도 있다.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다소비 건물은 하절기, 동절기에 냉·난방 온도를 제한받고 있다.

그러나 온도제한이 오히려 전력 사용을 부추기는 경우가 있다. 동절기에 난방기로만 온도를 유지하는 소형 건물의 경우 온도를 제한하면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지만 인텔리전트 빌딩, 커튼월 빌딩과 같은 대형건물은 단열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별도의 난방용 에너지 사용없이 복사열, 자체발열만으로도 제한온도보다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즉, 겨울에 난방온도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틀어야 하기 때문에 전력을 더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동절기의 경우 전력수급 상황이 원활하다는 판단에 따라 ‘온도제한’을 규제가 아닌 자율준수로 전환한 바 있으며, 올 하절기도 특별한 전력수급 문제가 없으면 자율준수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 이외의 열원으로 냉·난방이 가능한 대형건물에는 이중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고용이 전경련 규제개혁팀장은 “그동안 기업들은 규제개선 과제를 내더라도 개선되는 것이 많지 않아 건의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규제개혁장관회의 이후 달라졌다.”며, “기업별로 수십 건에서 백건이 넘는 과제들을 건의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CEO급에서 관심을 갖고 전사적으로 과제발굴을 독려하는 기업도 많았다”고 밝혔다.

고 팀장은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번에야 말로 뭔가 되나보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규제들이 조속히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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