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여풍당당?...실제론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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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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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W·보안 여성 임원 다수·… 공공·통신 여성임원 실종 '유리천장 실감'

(왼쪽부터) 안혜연 파수닷컴 부사장, 우미영 델소프트웨어 코리아 대표, 이영 테르텐 대표, 박미경 포시에스 상무, 박현주 엠큐릭스 대표, 이도희 디지캡 대표[사진 = 각사 제공 ]


아주경제 장윤정·김봉철·송종호 기자= IT업계는 여성들의 파워가 세기로 소문난 곳이다.

신기술, 창의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IT업계는 전통적인 산업계와 다르게 여풍당당(女風堂堂) 여성 CEO와 임원들을 속속 배출해 내기로 유명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계기로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실제 소프트웨어, 보안 등 IT솔루션 분야는 여성 임원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 1998년부터 여성벤처협회가 결성, 840여개 회원사의 여성임원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IT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금녀의 벽'을 절감하고 있다. 공공, 통신, 게임 등에서 여성임원들의 진출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은 인사적체의 심화로 여성의 승진이 전무하다시피 하며 통신 분야에서도 여성을 통한 과감한 변혁보다 기존 체제를 고수하려는 경향이 이어지는 추세다. 

◆ SW·보안 '여성파워 실감' 

여성 대통령, 박근혜 정부가 올해로 2기를 맞았다. 핵심 경제정책은 ‘창조경제’. 벤처업계에는 창조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이 적지 않다. 현재 여성이 대표로 등록된 벤처기업 수만 2336개다. 그만큼 성공한 여성 CEO들도 늘었다.

파수닷컴 안혜연 부사장과 테르텐 이영 사장은 보안업계 주요 여성 임원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화여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안혜연 파수닷컴 부사장은 1995년 삼성SDS 수석연구원으로 보안솔루션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시큐어소프트, 넷피아 등을 거쳐 2006년부터 현재까지 파수닷컴 부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여성정보기업인상, 정보통신부 'IT 국제 표준화 전문가 100인' 등에 선정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안 부사장의 능력은 널리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돼 14년차를 맞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전문업체 테르텐은 초기 윤석구 사장, 이영 사장 부부 공동사장으로 운영해오다 이영 사장 단독 체제로 운영중이다.  

이영 사장은 KAIST 출신 암호학자 출신이다. 남편과 공동 경영 시절 국내외 영업 등 대외활동은 그녀가 맡았다. 이영 사장은 현재 기술력에 기반한 탄탄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테르텐의 대표를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박미경 포시에스 상무도 조종민 포시에스 대표와 부부관계다.

1995년 창립멤버로 함께 사업을 시작해 이듬해 결혼했다. 2002년 코스닥에 상장한 후 높은 순이익을 내는 소프트웨어 패키지 기업으로 명성이 높다. 박미경 상무는 포시에스의 개발 사령탑을 맡아 기업용 리포팅 제품인 '오즈 리포트'와 전자문서솔루션인 '오즈이폼' 등의 개발을 주도했다.

박 상무는  2013 여성벤처기업 유공자 표창 시상식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미영 델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도 IT업계 우먼 파워로 이름이 높다.

우미영 지사장은 델 소프트웨어가 국내 공식 론칭하면서부터 델 소프트웨어 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우 대표는 나눔기술과 아이티플러스 플랫폼 사업팀을 거쳐 시트릭스시스템스코리아 지사장,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 대표로 재직해왔다.

우 대표는 엔지니어, 영업 및 마케팅 등 다방면에 경험을 가진 진짜 '업계 전문가'다

박현주 엠큐릭스 대표 역시 유명한 여성 기업인이다. 

모바일 보안서비스 업체 엠큐릭스의 박현주 대표는 2005년 초 시큐어소프트 보안연구소에서 독립, 회사를 차리고 6년째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코넥스에 상장한 디지캡은  방송, 통신,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의 보안솔루션 및 관련 서비스 시스템을 공급하는 올해로 10년된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의 수장 역시 여성이다. 

이도희 대표는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순방길에 함께 한 여성 기업인이기도 하다. 

◆ 통신·공공 '여성 파워 실종'

반면 이동통신 업계는 여성임원이 드문 편에 속한다.

그나마 SK텔레콤이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여성 임원을 새로 배출했다. 허선영 SK텔레콤 본부장이 신규 임원 승진자 6명 가운데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SK텔레콤에는 김명희·박찬희 본부장을 비롯 박명순 성장기술원장 등 총 4명의 여성 임원이 둥지를 틀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와 같은 2명의 여성 임원이 근무 중이다. 여명희 회계담당 상무와 백영란 e-biz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백 상무는 사학과를 나온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로 IT업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KT는 황창규 회장 취임이후 전임 회장 시절 13명이던 여성임원이 오히려 7명으로 줄었다. KT는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여성 임원 비율로 보이지만 하락률 또한 1위를 기록했다.

황 회장 취임 전후로 김은혜 커뮤니케이션실장, 오세현 신사업본부장 등이 KT를 떠났다.

전무급으로는 박혜정 IMC본부 전무만이 자리를 지켰다. 이어 김지희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 빅데이터개발프로젝트 상무를 비롯, 성숙경 인프라연구소 IPR담당 상무, 송희경 기업IT사업본부 상무, 윤혜정 데이터서비스본부 서비스개발담당 상무, 차재연 비서실 재무담당 상무 등이 이름을 올렸다.

미래창조과학부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인사적체의 심화로 여성 승진이 없는 상태다.

정부 한 관계자는 “여성 파워라고 할 수 있을 정도면 과장 이상 승진은 돼야하는데 현재 전무한 실정”이라며 “그렇다고 여성의 진입장벽이 높다거나 그런 문제는 아니고 단순히 인사적체의 문제다. 여자 뿐 아니라 남성들도 승진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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