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회장(한국중견기업연합회 규제개혁위원장)은 최근 대구에서 열린 중견기업학회 '경영관련 통합학술대회'에서 '대동맥을 뚫는 규제 완화'라는 주제로 자율적인 규제만이 시장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위적이 규제가 아닌 순리에 맞기 규제만이 중견기업의 성장에 역행하지 않고 △소수 대기업에 의한 경제력 집중 △청년층 실업 △중소기업문제 △세수확보 애로에 대한 문제들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 회장의 주장과 같이 최근 식품‧외식 기업들이 주로 포진되어 있는 중견기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개혁 정책이 좀더 활발하게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 규제 개혁은 자율성 확보가 필요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중소기업 비중은 전체 기업의 99.9%에 이르는 반면 중견·대기업은 0.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중견·대기업 비중은 더 줄어들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의 거래량은 줄고 대신 경쟁업체가 많아지는 등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전체 기업의 9.5%가 중견 · 대기업으로 이뤄져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독일과는 대조적이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졸업해서 중견기업이 되고 나면 지원은 끊기고 규제가 늘어난다"며 "규제를 풀면 시장에서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뛰게 되고 자발적으로 협업하면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가 중견기업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MB정권에 생긴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제빵업, 외식업 등 유통업체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현 정권의 규제개혁 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당수 중견기업이 포진돼 있는 제빵, 외식업의 경우 지난해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은 물론 공정거래위원회의 모범거래 기준으로 신규 점포 출점 시 거리 제한에 묶이면서 성장률이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의 강압적인 규제로 인해 중견‧대기업의 성장이 막히고,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혜택은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기업 관계자는 "규제 개혁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려면 자율성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며 "누가 강요하면 일회성 이벤트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시장플레이어들의 의욕이 생겨야 규제 개혁은 물론 투자 확대, 경제 활성화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상속세 폐지해야 중견기업이 산다
중견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해결돼야 할 것으로 '상속세 폐지'가 화두로 오르고 있다. 원활한 가업승계만이 식품·외식을 비롯한 중견기업의 성장 지름길이라는 지적이다.
김홍국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규제개혁위원장(하림그룹 회장)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차별규제인 상속세만 없애면 시장 에너지가 강화되고 투자도 늘어 다른 지엽적인 규제들과 시장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며 "더 많은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청년 실업과 경제력 집중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가업승계를 통해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행 상속세 제도에서 실효 세율은 최고 6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을 승계하려면 상속 주식의 약 80% 정도를 매각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사실상 가업 승계가 어렵다는 의미다.
상속세 부과는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혜택이 있다. 하지만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 규모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또 중견기업의 성장만이 청년 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견기업 관계자는 "아무리 중소기업을 지원해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해도 청년 실업이 더 악화됐다"며 "젊은이들은 중견기업 이상 돼야 취업하려고 하기 때문에 중견기업의 육성만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까지 살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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