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시중에 판매되는 전동칫솔의 진동수 표시가 엉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칫솔모 교체비용 및 AS 비용은 업체별 최대 4배 차이를 보인 데다 첫솔모 품질도 '미흡'했다.
5일 한국소비자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의뢰받아 분석한 ‘전동칫솔 품질 비교정보’ 결과에 따르면 소닉케어(헬시화이트 HX6731), 오랄비(펄소닉 S26), 파나소닉(EW-DL82) 등 전동칫솔 제품에 표시한 진동수와 실제 측정치가 2배가량 달랐다.
시험 대상 제품 중 표시치와 확정치가 다른 제품을 보면 충전용 음파식인 소닉케어(헬시화이트 HX6731)는 3만1000번의 진동(분당)이라고 표시했지만 실제 1만6000번에 그쳤다. 헬시화이트 HX6731와 동일한 진동수를 표시한 오랄비(펄소닉 S26), 파나소닉(EW-DL82)도 마찬가지였다.
회전진동식(충전용)인 오랄비(프로페셔널케어3000)의 경우는 8800번을 회전한다고 표시했지만 5000번에 불과했다. 건전지용 음파식인 페리오(아이브러시 음파진동칫솔) 제품도 표시한 1만6000번과 달리 1만1000번에 머물렀다.
이는 진동수를 왕복기준이 아닌 편도기준으로 계산한 업체들의 상술 때문이다. 진동수는 단위 시간에 진동하는 횟수로, 1초당 물체가 왕복운동할 때의 횟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상식이다.
진동수를 표시하는 방법(왕복·편도 기준)이 업체별로 달라 소비자의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소비자원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진동수 표시를 하지 않은 업체도 있었다. 워터픽(센소닉 SR-1000K)은 측정 결과 1만6000번이었으나 진동수를 표시하지 않았다. 회전 왕복식인 암앤해머 스핀브러쉬(프로화이트닝 EX Soft), 오랄비(크로스액션파워 항균칫솔) 제품도 각각 4000, 7000을 기록했으나 표시치가 없었다.
이에 따라 전동칫솔의 진동수 측정에서는 제품별로 1분당 4000~2만회까지 차이가 심했다. 음파식 제품은 1분당 9000~1만6000회, 회전식(회전진동식·회전왕복식 포함) 제품의 회전움직임은 4000~7000회였다.
다만 전동칫솔의 진동수가 높을수록 잘 닦이거나 전동칫솔의 최적 진동수가 어느 정도 기준인지에 대한 학술적 연구결과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연간 칫솔모 교체비용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제품 간 최대 4배 차이가 발생했다. 전동칫솔의 교체용 칫솔모 가격은 2050~8270원으로 연간 8200~3만3070원(약 3개월마다 교체)이 들어가는 셈이다.
또 건전지가 아닌 충전식을 사용할 경우에는 충전기 교체 비용이 2만200원, 본체까지 교체할 경우 최대 9만원이 소요됐다. 시험 제품 중 오랄비(펄소닉 S26) 제품은 완제품 구입가격(11만4100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필립스코리아(소닉케어)의 경우는 국내 수리가 불과해 새 제품으로 교환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었다.
칫솔모 분석에서는 조사대상 중 7개 제품이 ‘보통’ 이상의 성적을 받았으나 소닉케어(헬시화이트HX 6731)와 파나소닉(EW-DL82) 제품은 치아 손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칫솔모 끝이 날카로운 등 모 끝 다듬질 품질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에서다.
이 밖에도 회전왕복식인 암앤해머 스핀브러쉬(프로화이트닝 EX Soft), 오랄비(크로스액션파워 항균칫솔) 제품이 각각 61, 59dB로 소음이 가장 컸다.
조경록 한국소비자원 기계전기팀장은 “전동칫솔은 품질 및 유지비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업체별 진동수 표시방법이 다른 데다 칫솔모 같은 경우 날카로운 칫솔을 사용하면 잇몸이나 치아 손상을 입힐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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