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YG·SM, '한류사업' 문어발 확장…패션·메이크업·여행·잡지까지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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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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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곤[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권혁기 국지은 기자 = A기업에 다니는 조민수(35·여) 씨는 학창 시절 무척이나 노래를 많이 들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워크맨을 이용했고,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CD플레이어가 단짝 친구였다. 집에서 학교, 도서관을 오갈 때 심지어 공부할 때도 그의 귀에는 이어폰이 있었다.

MD플레이어가 마니아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듯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음악시장은 CD가 주류였다. 당시 MP3가 출시되면서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메모리가 8~16메가로 소비자를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대용량 MP3가 보편화되면서 음악을 듣는 수단은 CD에서 MP3로 넘어갔다. 그러나 이도 잠시,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음악시장은 플랫폼을 바꾸어 성장했다. 거의 한 블록 당 1개는 자리했던 음반판매점은 점점 자취를 감추었고, 그 자리에는 휴대폰 매장이 들어섰다. 밀리언셀러, 음반 100만장 판매가 인기와 성공의 척도라는 것은 옛말이 됐다.

그만큼 음악을 접하기 쉬워졌지만 제작자의 수익은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보통 1만원부터 1만5000원 정도로 가격이 형성됐던 음반에 비해 건당 600원(멜론 기준)인 MP3는 그나마 가수, 작사, 작곡가, 제작사, 음원유통사 등이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라 수익 수준이 미미하다.

지난해 4월 가왕 조용필이 19집 ‘헬로’를 전통 방식인 음반으로 발매해 2주만에 11만장을 판매하면서 완판 신화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가요계는 음반보다는 음원으로, 수익은 콘서트, 행사 등과 같은 부가적 부분에서 수익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기획사의 사업 확장, ‘K팝’에서 ‘K컬쳐’로 가는 길…전문인력 확보가 관건

이에 따라 가요 기획사들에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의 다각화'는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됐다. 발빠르게 나선 것은 역시나 국내 가요계를 양분해 장악하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대표 양현석)와 SM엔터테인먼트(회장 이수만)이다. 두 기획사는 K팝에서 비롯된 아시아와 세계인의 관심을 '한류사업'으로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문샷[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먼저 YG는 의류와 화장품으로 눈을 돌렸다. 제일모직(대표 박종우)과 지난해 10월 패션 브랜드 합작사 ‘내추럴나인’(Natural 9)을 설립했다. 지분 구성은 제일모직이 51%, YG가 49%다. 내추럴나인은 지난 9월 글로벌 캐주얼 의류 브랜드 ‘노나곤’(NONAGON)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패션사업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9월 12일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에 오픈하고 3일 만에 완판됐다.

화장품 전문업체 코스온과 파트너쉽을 체결한 YG는 지난달 2일 코스메틱 브랜드 ‘문샷’(Moonshot)을 론칭했다. YG는 지난달 22일 서울 삼청동 카페 골목에 지상 3층 규모의 문샷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1층과 2층에 기초 21종, 베이스 메이크업 23종, 포인트 메이크업 162종 등 총 208종의 제품을 내놓았다.

빅뱅, 2NE1 등 소속 아티스트들이 한류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YG는 해외 진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노나곤의 경우 밀라노, 상해, 홍콩 등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 매장뿐 아니라 팝업스토어(1~2개월 가량의 한시적 매장)를 통해 공략 중이다.

문샷 역시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YG는 루이비통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명품 그룹 LVMH의 사모펀드인 L캐피털아시아(Capital Asia)로부터 약 827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다양한 해외 파트너와 진출을 검토 중이다.

YG 관계자는 아주경제에 “아무래도 한류 중심에 서 있는 아티스트들이 많은 만큼 해외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특히 거대 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넘어 미국 등 중남미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SM C&C 홈페이지 캡처]

SM은 지난 2012년 SM컬처앤콘텐츠(SM C&C)를 설립해 사업 확장에 열을 가하고 있다. 배우 및 방송인 매니지먼트, 레이블 설립, 영상콘텐츠 제작, 여행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가수에 주력했던 SM은 배우 장동건, 김하늘, 공형진, 한채영, 김수로, 개그맨 강호동, 신동엽, 김병만, 전현무 등을 영입해 몸집을 불렸다. 2013년 울림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해 음악시장 공략도 탄탄히 다졌다.

또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인간의 조건’ ‘맘마미아’ ‘비타민’, 드라마 ‘미스코리아’ ‘총리와 나’, 뮤지컬 ‘싱잉 인더 레인’ 등을 제작하고 소속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사진=비티앤아이 홈페이지 캡처]

SM은 여행사업을 론칭하기도 했다. 2012년 여행사 비티앤아이(BT&I) 인수한 뒤 온라인 전문 여행사 투어익스프레스, 전세계 호텔예약 전문기업 호텔트리스, 여행 콘텐츠 및 인바운스 행사 전문기업 지트레블러와 같은 관계 기업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행상품에도 소속 아티스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SM타운 트레블’은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며 콘서트와 투어를 결합한 ‘동방신기 스페셜 라이브 투어’ ‘엠 컬처 패키지’ 등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SM컬처앤콘텐츠의 매출액은 2011년 124억200만원, 2012년 165억8200만원, 2013년에는 546억4800만원으로 점차 성장하는 추세다. 2014년 역시 상반기에만 346억670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높은 연 수익률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체 사업에도 손을 댔다. 취재의 대상이었던 SM이 직접 미디어가 된 것이다. 지난해 월간지 ‘더 셀러브리티’를 발행해 홍보와 수익을 동시에 이끌고 있다. 연예인들의 무대 뒤 다양한 삶의 모습과 방식을 담겠다는 취지로 발간한 ‘더 셀러브리티’는 론칭 이후 월 평균 8만부를 간행하고 있다. 2014년 11월호에는 SM타운 핼러윈 파티를 독점 공개하는 방식으로 독자를 끌어모았다.

SM컬처앤콘텐츠 관계자는 “2015년에도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집중해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충분히 성장시킨 뒤 새로운 사업으로 시야를 넓힐 것”이라고 신중히 말했다.

한때 ‘이영애의 24시’ ‘전지현의 24시’라는 말이 있었다. 그들이 모델로 나선 제품들만 사용해도 하루 24시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음악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의류, 화장품, 레저, 미디어 시장까지 넘보는 국내 굴지 기획사의 한계 없는 문어발 확장, ‘SM 24시’ ‘YG 24시’의 현실화가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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