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불황은 문화사업도 위축시킨다. 올 한해 새로 생긴 전시공간이 지난해보다 약 28% 줄었다.
그래도 119곳이나 문을 열었다. 김달진미술연구소(소장 김달진)가 각종 미술전시 자료를 토대로 2014년 박물관, 미술관, 화랑 등 전시공간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다. 연구소는 전반적으로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미술계가 침체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2009년 99곳, 2010년 144곳, 2011년 176곳, 2012년 182곳으로 늘어나다가 지난해 166곳으로 증가세가 주춤한 데 이어 올해도 감소세다.
■올해 새로 생긴 전시공간= 약 49%인 58곳이 서울에 집중됐다.이 중 종로구에서만 22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13), 부산(10), 제주(6), 강원(5), 대구(4)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55%에 해당하는 66곳이 화랑으로 새 간판을 달았다. 이어 박물관 17곳, 복합문화공간 11곳, 전시관 8곳, 미술관 7곳, 창작센터 3곳 등으로 나타났다.
■콘텐츠를 가진 문화공간=김달진미술연구소는 올해 특징으로 "외국 관광객이 증가하고 관광이 국가 주요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유물 및 문화콘텐츠 전시가 늘었고, 오래된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문화콘텐츠를 발굴 육성하는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됐다"고 분석했다.
4월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 영국 BBC가 발표한 2014년 위대한 8대 뉴미술관에 선정되었고, 7월 종로구 율곡로의 한양도성박물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며, 10월 용산구 서빙고로에 우리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한글에 대한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용산구 소월로에는 우리나라의 나전칠기를 수집·연구·전시하는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이 개관했다.
■과거가 투영된 시설들, 문화예술로 재해석된 공간=2월에는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 일대 11개 건물에 생활사박물관, 아트하우스 등을 조성하여 철암탄광역사촌으로 리모델링했다. 이어 3월 평택시와 경기문화재단이 평택 K-6 미군기지 주변 마을 재생프로젝트 일환으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의 옛 안정보건지소를 리모델링해 지역 특성에 맞는 상징성과 미래상을 담은 문화예술 거점공간 팽성예술창작공간(Art Camp)이 탄생했다.
9월에는 종로구 율곡로의 옛 공간사옥을 리뉴얼한 아라리오뮤지엄인스페이스, 10월에는 중구 세종대로 덕수궁의 석조전이 5년간의 복원을 마친 후 전시실을 갖춘 대한제국역사관, 제주도 제주시 산지로에 아리리오뮤지엄 동문모텔, 탑동로에 아라리오뮤지엄 탑동바이크샵,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가 개관했다.
재탄생된 공간들은 공동화되는 공간을 되살려 사람들이 찾게 만들며 예술의 중요성과 문화공간에 대한 의미를 지속적으로 일깨웠다.
■휴관 폐관한공간= 1월에는 중아트그룹이 운영하는 갤러리중 부천지점과 용인지점, 8월에는 람아트바자가 휴관했다. 2월 한국의 복식 문화를 뉴욕에 알리기 위해 만들었던 뉴욕 맨해튼 한인타운의 이영희한국문화박물관, 6월 리씨갤러리, 7월 대안문화공간아지트, 8월 아트클럽1563, 10월 순천갤러리와 홈바위컬렉션, 11월 갤러리앤이 문을 닫았다.
■이전한 화랑=1월 경주 노서동 라우갤러리가 황성동, 인사동 갤러리바이올렛이 관훈동으로 옮겼다. 2월 청담동 아라리오갤러리서울이 소격동, 3월 공평갤러리가 공평동에서 인사동, 5월 대전 아주미술관이 아시아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제주로 이동했다.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점은 지난해 2월 폐관한 베이징점을 상하이로 이전 재개관했고 6월 강남구 신사동 옆집갤러리가 옥수동으로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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