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저금리 리스크 소비자에 전가한 채 외형 확장 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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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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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홍성환 기자 = 은행들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 및 부가 혜택을 잇따라 줄이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은 소비자 혜택 축소를 통해 보전한 이익을 바탕으로 사옥을 새로 짓거나 확장하고 있어 은행들이 고객은 외면한 채 장삿속을 차리는 데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예·적금 금리 및 우대금리를 인하하고 수수료 면제혜택을 축소하는 등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 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환은행은 대표적인 월급통장인 '힘내라! 직장인 우대통장'의 100만원 미만 잔액에 대해 오는 9일부터 연 1.5%를 적용키로 했다. 당초 연 2.5%의 금리를 적용했던 것을 감안하면 1.0%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결혼자금에다 밀린 학자금까지 돈 들어갈 곳이 많은 직장인들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역시 지난 2일부터 대표적인 수시입출금 상품인 '마이심플통장'의 300만원 초과 잔액에 대해 금리를 연 2.0%에서 1.7%로 0.3%포인트 깎았다. 이 은행의 '하이엔드 통장'도 4000만원 초과 잔액 금리를 연 2.2%에서 1.9%로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7일 적금 상품 26종의 금리를 0.1%포인트씩 깎아 1년 만기 적금금리가 연 1%대로 내려왔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30일 '신한 S드림 정기예금' 금리를 2.0%에서 1.9%로 전격 인하했다. 또 ‘S드림 적금’도 1년 이율이 1.9%다. 우리은행 역시 최근 '우리사랑나누미 정기예금' 금리를 2.0%에서 1.9%로 낮췄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가입자 대상으로 제공하던 거래수수료 면제 혜택을 없앴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날로 쪼그라드는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은행들이 지나치게 이자수익에 의존해온 업무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소비자 혜택을 줄여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는 데만 급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34조9000억원으로 총이익 38조5000억원의 90.6%를 차지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수익성이 꾸준히 좋아진 미국의 뱅코프를 사례로 들며 "2013년 비이자이익 비중이 45.3%로 이자이익에 뒤떨어지지 않는 뱅코프처럼 국내 은행도 이자이익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소비자를 외면하는 은행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일부 은행은 새로운 사옥을 지으며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하나금융은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 사옥을 짓고 있다. 지하 6층, 지상 26층 규모로 연면적이 기존 건물의 1.6배에 달한다. 신한금융도 옛 조흥은행 본점터인 서울 청계천 광교 일대에 '신한금융타워' 건립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각지에 흩어져 있는 본부 조직을 한곳으로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은행 창구에서 만난 이모씨(38)는 "갈수록 낮아지는 예금 이자와 줄어드는 혜택에 절로 한숨이 나온다"며 "그러면서도 새 사옥을 크게 짓고 있는 은행들을 보면 부아가 치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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