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국내 금융사들을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해 핀테크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에서 핀테크를 활용한 글로벌 금융기관의 육성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유신 교수는 "달러, 엔, 유로의 가치는 떨어지고 위안화 가치는 올라가는 등 국제 통화 체제의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또 통화전쟁의 위험을 내포한 경쟁적 통화완화 정책이 전개되는 등 경기회복을 위한 금리인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금융의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대규모 금융자본이 신속하게 이동하는 등 국경 없는 인터넷·모바일 금융거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을 보면 IMF(국제통화기금) 이후 제도와 시스템이 세계화됐고 시장 참여자들이 다양화됐지만 금융기관의 글로벌 경쟁력이 아직 부족하다"면서 "2014년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에서 26위에 올랐지만 금융시장 성숙도 부문에서는 80위로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정 교수는 "담보, 보증, 단순 중개 등 손쉬운 영업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기존 시장에 안주하고 있어 경쟁력이 낙후됐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증권사 위탁매매 수익비중을 보면 2012년 기준 일본과 미국이 각각 25.7%, 21.6%인데 반해 한국은 44.2%에 달한다. 특히 은행들의 해외 수익 비중의 경우 씨티그룹이 2012년 기준으로 60%가 넘지만 국내 은행의 경우 7.6%에 불과한 상황이다. 아울러 GDP(국내총생산) 대비 은행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2% 수준으로 1990년대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외에 국내 은행의 생산성 지표는 1.7%로 미국 은행산업(2.7%)과 비교해 취약하다.
이에 정 교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국내 금융기관을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핀테크를 활용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교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두는 핀테크로 스마트폰의 표준성과 모바일의 확장성이 더해져 높은 성장 잠재력이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의 핀테크 산업은 규제로 인해 발달이 지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들며 "중국 알리페이의 경우 국내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면서 "또 애플페이도 중국 현지 신용카드사인 유니온페이와 협력을 통해 중국 앱스토어 결제 방식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교수는 "금융기관의 제휴, 투자, 인큐베이팅, M&A 등을 통해 국내 금융사들도 핀테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또 자회사, 관계회사 방식을 통해 핀테크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시장실패 및 취약영역, 고용창출 및 시장확장성 높은 영역 중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정부와 금융기간관 협력을 통한 창의적 핀테크 모델을 개발하고 연구를 통한 산업육성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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