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AIIB 채용시험 중국어? 중국의 행복한 고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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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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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 초대 총재로 유력시되고 있는 진리췬 전 재정부 부부장.[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총재는 계속 중국인이 맡게 되는 건가” “영어를 못해도 입사가 가능한가” “만약 미국, 일본이 참여하면 중국이 주도권을 놓치게 되는 건가” “부총재는 어느 나라에 배분해야 하나” “일본은 과연 참여할 것인가” “매년 회원국 재정장관들을 베이징에 초청해 회의를 개최하는 것인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흥행대박을 거두면서 중국 내부에서는 AIIB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주도권을 쥔 채 설립되는 국제금융기구인 만큼 중국인들의 기대 역시 크다. 중국은 현재 AIIB 설립을 앞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AIIB 가입국 GDP, 전세계의 58%

◆6월말 운영규정 확정, 올해 내 출범

AIIB 설립 중국측 수석협상대표인 스야오빈(史耀斌) 재정부 부부장에 따르면 AIIB는 오는 6월 말까지 장정(章程·운영규정)을 확정짓게 된다. AIIB는 지난해 10월 24일 AIIB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같은해 11월, 올해 1, 3월 등 3차례 수석협상대표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운영규정이 논의됐다.

이에 더해 오는 이달말과 5월말에 4차회의, 5차회의를 열어 초안을 마련한다. 중국측은 운영규정 초안을 6월말까지 통과시키고, 올해 연말 이전에 정식으로 AIIB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국제금융기구 관례에 따라 공식 출범 후 장관급 이사회에서 초대 총재를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얼마를 출자하나

AIIB의 자본금규모는 1000억달러다. 설립시에는 500억달러로 시작, 증자를 거쳐 1000억달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중 75%는 아시아국가가 분담하며, 역외국가들은 25%를 맡는다. 아시아국가의 지분인 75%는 각국의 GDP규모의 비례에 따라 각국의 지분을 나누게 된다. 현재상황으로 중국의 지분이 30~40%가량 될 전망이다. 출자금액 역시 300~400억달러가되는 셈이다.

AIIB 참가국은 아시아지역 37개국과 20개 역외국가 등 57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인도, 호주, 독일 등에 이어 5%에 다소 못미치는 지분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본적으로 GDP비중에 따라 지분이 나뉘겠지만, GDP 증가 추이와 향후 경제발전가능성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해 지분이 조정된다.

◆일본은 참여하나

AIIB는 현재 57개국이 참여했다. GDP규모 10위권 안의 국가들 중에서는 미국과 일본만이 가입하지 않았다. 아시아국가 중에서는 북한, 파키스탄, 아르메니아,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바레인, 투르크메니스탄, 레바논, 사이프러스, 이라크, 부탄, 예멘, 시리아 등이 참여하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의 아시아국가들이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AIIB 가입여부는 6월에 열릴 중일재정장관회담에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에서는 “일본이 3월말 AIIB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26일로 예정돼 있는 아베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의 체면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의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참여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미국이 참여해도 주도권은 중국

만약 일본이 참여하게 되면 중국의 보유지분은 낮아지게 된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GDP는 10조3554억달러였고, 일본은 4조7698억달러였다. 때문에 일본이 참여하게 하더라도 중국의 지분은 일본의 두배 이상이 된다. 또한 만약 향후 미국이 AIIB에 참여하게 되더라도 미국은 역외국가이기 때문에 역외국가의 지분 25%내에서 지분을 받게 된다. AIIB에서 중국이 쥐게 되는 주도권은 어느 경우든 변함이 없는 것이다.
 

 



◆총재는 계속 중국인?

중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의 지분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초대 AIIB 총재는 중국인이 맡을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초대 총재로는 AIIB 진리췬(金立群) 임시사무국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리췬은 중국 재정부 부부장 출신으로 금융분야 전문성이 높으면서도 국제경험도 풍부하다.

총재의 임기는 몇 년일지도 현재 알려진 바 없다. 또한 향후 총재를 중국인이 계속 맡을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총재는 일본이 맡아왔으며, 세계은행(WB)은 미국인이 맡아왔다. ADB와 WB의 사례는 AIIB 역시 중국인이 계속 총재를 맡을 수 있는 명분이 된다. 하지만 중국의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중국이 통 크게 양보할 수도 있다.

◆연례 재무장관회의 베이징 개최?

국제금융기구는 모두 총회, 이사회가 존재하며, 총회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이며, 이사회는 정책결정기구이다. 총재는 사무집행기구를 대표한다. AIIB가 어떤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중이다.

세계은행이나 IMF처럼 매년 한차례 재정장관회의와 중앙은행장 회의를 개최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만약 이 같은 회의가 진행된다면 회원국의 재정장관이 매년 베이징에 모여 회의를 하게 된다. 이 같은 이벤트가 진행된다면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강화되는 정치적 효과를 낳는다.

◆부총재 어느 국가에 배분되나

부총재 인선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부총재를 몇 명으로 할지, 어느 국가의 누구를 임명할지 역시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이미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부총재를 원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 밖에도 일부 유럽국가들이 부총재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이 참여할 경우 일본측에 수석부총재 직을 맡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채용시험 중국어로 보나

중국의 대학생들은 AIIB 채용공고에 관심이 높다.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국제기구에 근무할 수 있으며,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중국인들은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인 만큼 중국어를 공식언어로 사용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AIIB는 집행기구 직원모집을 위해 전세계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공개채용 형식으로 진행되며 고난도의 필기시험이 진행된다. 필기시험의 역시 중국어로 진행되는지, 영어로 진행되는지, 아니면 여러국가의 언어로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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