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서울의대 교수 "메르스 퇴치해도 내년 재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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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0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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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비용 줄여서 보건에 투입해야"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심한 독감 수준의 감염병이지만 지금이라도 관련 투자를 늘려 미래 방역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정욱 서울대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교수는 9일 '메르스에 대한 생각'이라는 제목의 인터넷 게시글에서 "이번에 메르스를 퇴치한다고 해도 내년 이맘때 다시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서정욱 교수는 "메르스가 올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비슷한 병이 나올 수도 있다"며 "지금이라도 보건에 대한 투자를 늘려 소를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메르스 사망률이 높다고 하지만 사망자 수를 보면 다른 병에 비해 많은 것이 아니다"며 "감염이 됐다고 해도 평소 건강했던 사람은 독감처럼 지나간다"고 전제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의 대응이 너무 안이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이라도 자원과 인력을 아끼지 말고 광범위한 검사를 해서 검역망을 빠져나가는 환자가 적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보건은 국민을 귀찮게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보건과 복지의 균형에서 보건은 복지에 밀린다"며 "복지 비용을 줄여서 보건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 의견이 무시당하고 국가 정책 운영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니까 실행되지 않는 것"이라며 "예방의학이나 역학을 전공하는 의사들을 비난하기보다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게시글에 대해 "새로운 질병이 나오면 미래를 알 수가 없어 실수가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건강 안전망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취지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대한병리학회 심폐병리연구회장, 서울대 의학도서관장, 세계보건기구 의학정보문헌협력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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