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스마트 컨슈머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렇다할 소비자 관련 정책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급격하게 증가하는 블랙컨슈머와 이들을 최접점에서 상대하는 감정 노동자에 대한 보호법도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아주경제신문은 18일 '스마트 소비자 시대의 명암'이라는 주제로 제6회 소비자 정책 포럼을 개최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OCAP) 등이 후원하고 아주경제신문이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소비자 정책도 한단계 더 발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정길호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곽영길 아주뉴스코퍼레이션 사장은 개회사에서 "소비자 한명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대"라며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과 기업만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소비자 주권 침해, 블랙컨슈머 등장,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 심도있는 소비자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소비자의 권익 향상과 주권 확립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길호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회장은 "우리나라에 감정 노동자가 650만~700만명으로 추산된다"며 "이 자리에서 기업이 함께 감정 노동자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는 것 자체가 기쁘지만 문제가 개선되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꼬집었다.
정 회장은 "물리적인 피해와 달리 감정 노동자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확인이 어려워 법적,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미비하다"며 "멀리 있는 일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로, 감정 노동자의 친구나 가족이 상처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막 연설에 나선 장덕진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장은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소비자 피해 구제 서비스가 통합되는 등 범정부 피해 구제 시스템이 곧 구축된다"며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소비자 중심의 원스톱 정보·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소비자가 '스마트컨슈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만큼 시민의식이 뒤따라야 한다"며 "소비자 주권은 기업과 정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쟁취해야 하는 것으로, 소비자 주권과 소비자 책임은 함께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세션에는 블랙컨슈머와 소비자 주권에 대한 강의와 블랙컨슈머에 대한 법적, 제도적 대응책이 제시됐다.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우리도 때때로 블랙컨슈머가 될 수 있다"며 "나를 비롯해 자녀도 고객과 접촉하는 근로자 일 수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우리 모두 감정 노동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한다면 스마트 소비자 시대의 명암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찬호 LG전자 소비자협력실 부장(콜센터 감정노동자 보호방안), 조대연 샘표식품 고객지원실장(스마트 소비자 시대에 걸맞은 식품 소비자 문제 바라보기), 양현자 GS홈쇼핑 소비자센터 부장(블랙 컨슈머의 공격에 대처하는 변변한 방법), 최유경 현대카드 CS실장(악성민원 문제와 대응), 김영식 동부화재 소비자보호파트장(소비자 보호 정책 및 블랙 컨슈머 대응 방안), 천세희 우아한형제들 고객지원센터장(배달의 민족 같은 배민고객센터 이야기), 조대운 SK텔레콤 고객중심경영실 부장(SK텔레콤의 이용자 보호 활동) 등이 가전·식품·유통·금융 등 각 기업의 대표로 나서 블랙컨슈머에 대처하는 방법과 감정노동자 보호 방안에 대해 강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