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①] 이수근 구세군 자선냄비본부 사무총장 "따뜻한 종소리에 귀 기울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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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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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 구세군 자선냄비본부 사무총장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자선냄비 옆에서 종을 힘차게 흔들고 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딸랑~ 딸랑~."

해마다 거리에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빨간냄비가 등장하는 12월이다. 어릴 적 구세군 기사를 보고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던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추운 겨울 거리를 누비며 종을 울리고 있는 이수근 한국 구세군 자선냄비본부 사무총장을 찾아갔다.

"구세군이 흔드는 종은 어려운 이웃을 도와 달라고 알리기 위한 것입니다."

이수근 사무총장은 "자선냄비의 종소리는 듣는 사람의 마음 속에 '나보다 어려운 이웃이 있구나'라고 떠오르게 해주는 상징의 대명사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할머니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꼬깃꼬깃 접은 1000원짜리 지폐를 냄비에 쑤셔 넣고,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냄비에 동전을 떨어뜨리는 장면은 추운 겨울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매년 자선냄비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1억여원의 수표를 기부하고, 수천만원 상당의 채권이 접수되는 등 거액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이상락씨는 2011년부터 '신월동 주민'이라고 쓴 봉투에 1억원을 담아 매년 자선냄비에 기부해 오다 올해 정체가 밝혀졌다. 이씨는 부모님께 생전 다하지 못한 효도를 대신하자는 마음으로 기부를 시작했다.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모금을 시작한 구세군에는 올해도 따뜻한 사연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몸으로라도 때우겠다며 편지와 헌혈증 몇장을 보내온 분이 기억에 남는다"며 "헌혈증이 필요하신 분들은 자선본부에 연락하면 언제나 지원해 드린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름없는 기부자들이 보여주는 진심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매년 힘이 나게 한다"며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냄비는 자선냄비"라고 강조했다.

◆사무총장 된 후 모금운동 체계화시켜

이 총장은 연중 이어지는 모금운동을 관리하는 자선냄비본부의 초대 사무총장을 2013년부터 맡아 오고 있다.

그가 사무총장에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은 모금운동의 체계화다. 이전에는 12월 한 달만 거리모금을 하고 1년 동안 어려운 이웃을 지원할 예산을 배분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는 온라인 모금과 정기후원자 모집, ARS 모금, 기업모금 등으로 다양화했다.

11월에서 그 다음 해 10월까지를 회계기준으로 하는 한국구세군의 모금액은 최근까지 매년 30억원선을 유지하다 2012년 49억원, 2013년 64억원, 2014년 98억원, 지난해 112억원으로 늘고 있다.

올해는 1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거리 모금을 포함해 11~12월 목표액만 70억원이다.

이 총장은 올해 한가지 꿈을 이뤘다. 구세군만의 자선냄비가 아닌 개신교 모두가 동참하는 자선냄비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에는 약 40개 교회가 구세군 외투를 입고 모금을 하게 된다.

이 총장은 국민이 맡겨준 돈을 투명하게 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는 "자선냄비는 하루 모금이 끝나면 자루 안에 봉인을 해서 바로 우체국으로 보내져 입금된다"며 "이달 말까지 모금이 끝나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할 예산을 짠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선냄비에 들어오는 돈은 단 10원도 허투루 쓰이는 일이 없으니 염려하지 말고 기부하면 좋겠다"며 "구세군 내에 161개 시설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 등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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