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기업, 디자이너 브랜드 키워 '대박'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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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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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 '준지'의 정욱준 디자이너. [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 2011년 120억원, 2014년 600억원 2015년 730억원(예상)….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이 전개하는 핸드백 브랜드 '쿠론'의 매출 실적이다. 쿠론은 개인 디자이너에서 2010년 코오롱의 일원이 된 석정혜 디자이너가 2009년 론칭한 브랜드다. 론칭 당시 서울 청담동에 1개뿐이던 매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인수 이후 현재 8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가방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처럼 패션 대기업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디자이너를 인수해 업체와 디자이너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개성 있는 콘텐츠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보다 마니아층이 형성된 브랜드를 인수해 브랜드 볼륨화를 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디자이너의 경우, 업체와의 소통을 통해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제품의 질이나 디자인은 인정받더라도 유통, 마케팅에서 갈증을 느끼는 디자이너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런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가 코오롱인더스트리다. 이 회사는 쿠론뿐 아니라 '럭키슈에뜨', '슈콤마보니' 등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김재현 디자이너의 럭키슈에뜨가 2012년 코오롱에 인수됐을 당시 매출액은 5억원 정도였지만 2013년에는 30억원, 2014년 15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 이미 230억원을 달성한 만큼 연말까지 450억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준지' 역시 2012년 인수 이후 매년 50% 성장을 이어왔다. 현재 뉴욕·런던·밀라노 등 30개국 100여개 매장에 입점했으며 2020년까지 300개 매장 입점, 글로벌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네트웍스 문종훈 사장(가운데)과 '스티브J&요니P'의 정혁서, 배승연 디자이너. [사진제공=SK네트웍스]


2006년 론칭한 '스티브J&요니P'는 지난 5월 SK네트웍스에 인수됐다. 인수 직후 가로수길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자사 온라인몰에 입점시키는 등 브랜드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내년 초 강남권에 2~3개 매장을 오픈하고 세컨드 브랜드 'SJYP' 매장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여기에 SK네트웍스 기반으로 미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한 패션 디자이너는 "브랜드 인수 후 다양한 시스템적 지원이 있으니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기업의 틀에 맞춘 옷을 디자인하는 부분은 아쉬울 수 있지만 기업·디자이너 간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는 충분한 기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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