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국 경제가 소비·투자·생산 등 주요 지표에서 총체적 침체를 보이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지만 정부는 여전히 낙관론으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꺼낼 것이 없는 빈 호주머니를 털어 성과로 포장한 내용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에 밀렸다. 정부가 여전히 헛꿈을 꾸고 있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질책도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올해 한국 경제가 대내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흐름을 이어갔고 구조개혁 첫 걸음을 떼었다는 데 의미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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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성장률로 보면 올 3분기에 5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3%를 기록한 부분과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 평가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향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정부의 자화자찬은 현장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올해 가계부채는 12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수출은 최악이다. 당분간 수출에서 경제성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GDP는 내년에도 3%대 성장이 버거운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2%대 중반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인당 국민 소득 역시 3만 달러 벽을 넘지 못할 공산이 크다.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내년 한국경제 성장과제로 ‘구조개혁’을 제일 먼저 언급했다. 구조개혁으로 성장잠재력이 약화된 한국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임기 마지막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우리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간다고 정부 관료로서 공식적으로 하기 어려운로 구조개혁을 강조해왔다”며 “구조개혁이 안되면 대한민국 미래가 없다는 심정으로 구조개혁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고통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구조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지 못한 점과 청년들에게 일자리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는 정부가 내년에도 구조개혁에 사활을 걸겠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최 부총리를 통해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년부터 계속되는 선거 국면을 정부가 어떻게 뚫고 나갈지가 걸림돌이다.
이미 올해 선거가 없는 최적의 ‘골든타임’도 놓친 정부가 구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올해 각종 경제지표가 총체적 난국인데도 정부는 반성보다 성과에 비중을 두고 있다”며 “내년에 내수 부진까지 이어지면 걷잡을 수 없는 도미노 현상이 올 수 있다. 마냥 구조개혁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등 대외변수도 향후 한국경제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 성장 둔화, 신흥국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는 사전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이 우리 경제 재도약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중국 내수시장 개척 등 경제 전반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다양한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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