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통큰 해외 투자… 위축된 한국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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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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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중국의 세기적 인수합병(M&A)을 한국은 넋 놓고 지켜보는 형국이다.

중국 기업이 차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사이 한국 기업은 소극적인 전략으로 시장에서 후퇴할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중국기업의 대외직접투자금액은 118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4.7% 증가했다. 국내 기업의 작년 대외 직접투자 금액인 271억달러의 4배가 넘는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이같은 중국의 대외 투자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일대일로 연관 49개 국가에 대한 투자금액이 총 148억달러로 18.2% 증가했다.

중국 기업은 특히 헬스케어 분야(전체의 11.9% 비중, 1위)나 정보통신기술(ICT) 등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뤄 사물인터넷 등 미래 유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에 대한 M&A 투자 건수는 지난 2014년부터 2년 연속 600건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달리 국내 기업은 막대한 현금 보유량에도 M&A 활동이 부진해 도전적인 경영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국내 대외직접투자는 전년대비 0.7% 증가했지만 최근 5년 평균치를 하회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투자금액이 62.5% 증가한 반면 오히려 대기업은 3.1% 감소해 투자가 위축된 모습이다.

또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그린필드형 투자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해 안정에 치중하는 소극적인 투자 경향이 나타난다.

국내 기업의 M&A형 대외 투자금액은 지난해 17억2500만달러로 전년보다 42% 늘었지만, 2013년 21억8300만달러엔 한참 못미친다.

중국은 최근 하이얼이 미국 GE를 6조5000억여원에, 중국 국영기업 켐차이나가 스위스 종자기업 신젠타를 약 52조원에 인수해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

이에 비해 국내 삼성전자 등은 비교적 스타트업 투자에만 실적을 보여, 판세를 뒤집을 만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5년간 투자 건수가 구글에 비해 4배 가량 적고, 일본 소프트뱅크에 추월당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등 차세대 스마트카 시장에 대응하는데 자체 기술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시각이 있다.

SK도 최태원 회장의 부재 등으로 한동안 M&A가 부진했다. 최근에는 바이오·제약 분야 기업이나 미국 셰일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숙고하고 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선도 기업은 일찍부터 지속적인 사업재편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장기적 비전과 함께 연구개발투자를 증가시키는 한편 혁신기업의 M&A를 통해 신산업 진출을 활성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기업의 사업재편은 소수에 그치고 있으며 이는 기업가정신의 부재, 정책 규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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