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첨단기술이 양식산업 지형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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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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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첨단기술로 풀 한포기 나기 힘든 사막국가 이스라엘을 농업수출국으로 변모시킨 한 기업이 있다. 척박한 사막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농업을 창조적 발상의 전환을 통해 수출 산업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네타핌(Netafim)'이 가진 첨단기술이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농산물 뿐만 아니라 첨단 농업 기술까지도 110개 이상의 국가에 수출하는 등 세계 농업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타핌의 사례와 같이 하나의 혁신적인 기술이 바꿀 수 있는 산업 지형은 핀테크(Fintech)와 같은 금융․통신 등의 3차 산업 분야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1차 산업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첨단기술이 결합되어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산 분야에도 ‘한국형 네타핌’의 성공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사하라 사막 새우 양식 프로젝트이다. 해양수산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알제리 사하라 사막에서 새우 양식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 1월에는 양식 새우 500kg을 첫 출하하면서 준공식을 성공리에 마쳤다. 사막의 극한 환경 속에서 새우 양식을 가능케 한 비밀은 바로 우리 정부가 발전시켜온 첨단기술인 바이오플락(Biofloc) 새우 양식기술에 있었다.

바이오플락 기술은 미생물을 활용하여 제한된 물의 양으로도 양식장을 자정 작용이 가능한 하나의 작은 생태계로 만든다. 또한 무선망 기술과 센서를 탑재·적용하여 원격 모니터링 및 관리도 가능하다. 새롭게 구성된 작은 생태계에서는 외부로부터 질병·바이러스의 차단이 이루어지고,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은 새우와 수질 상태에 따른 개별적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바이오플락 양식 기술은 바이오기술(BT)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함으로써 기존 재래식 양식 방법에 비해 10배 이상 향상된 생산성과 식품 안전성을 확보한다.

이제 가을 새우라는 말도 옛말이 될지 모른다. 바이오플락 양식기술 보급으로 새우 양식이 사시사철 가능해지면서 국내에서도 지난 1월 올해 첫 활(活)새우 출하 행사도 열렸다.

해양수산부는 이처럼 새우 양식 부문에서 국내외에서 기술력과 성과를 입증한 바이오플락 양식 기술을 보다 발전시키고 대량 생산체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양식 어업인들에게 바이오플락 양식 기술의 이전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기존 재래식 새우 양식장을 첨단 기술이 접목된 양식장으로 전환하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첨단기술력과 양식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양식 새우가 지역 축제의 새로운 품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내 새우 공급시장과 소비시장을 아우르는 육성 전략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새우는 금액 기준으로 우리나라 제2의 수입품목이지만 이러한 첨단기술개발과 정책적 지원을 통해 수입새우의 상당 부분을 대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사하라 사막에서 새우 양식에 성공한 알제리와 같이 다른 개발도상국에도 양식 사업을 새롭게 발굴․지원하여 국내 첨단 양식기술의 국제적 인지도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우리 양식 기술이 전 세계로 수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제3의 물결’의 저자 앨빈 토플러, 스마트폰 시대를 예언한 로버트 할랄 등 여러 미래학자들이 양식 산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전망할 때, 반신반의 했던 국민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첨단 기술을 장착한 양식 산업의 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다. 우리 첨단 양식 기술로 키운 수산물이 전 세계인의 밥상에 오를 날을 기대하며 해양수산부가 양식 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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