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외치는 ‘규제혁명’…현실은 더 팍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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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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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창업·콘텐츠 규제 제자리…지자체 등 갈등 해결 못 해

  • 신산업 육성하던 게임·웹툰 여전히 규제 덩어리에 신음

  • 박 대통령 “파괴적 혁신 수준으로 규제 뽑아야” 강조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그냥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파괴적 혁신 수준으로 (규제개혁이)이뤄져야만 한다. 그래야만 세계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그나마 경제성장을 이룰 수가 있고 살아나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규제개혁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단순하게 법을 완화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역발상의 ‘혁명’에 가까운 대책을 마련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규제개혁 속도가 더뎌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규제개혁 1호 사업이던 푸드트럭 성과가 예상보다 저조한데다, 의료 등 서비스업과 문화산업 역시 까다로운 ‘손톱 밑 가시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 푸드트럭과 함께 발표된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와 문화 콘텐츠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푸드트럭과 같이 지자체의 유권해석이 제각각인 부분도 규제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다. 정부로서도 지자체와 조율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한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에서 취업애로 청년의 창업 지원,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해 입찰자격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각 지자체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료법인 자회사(자법인) 설립 허용은 지난 2014년 3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나온 보건의료분야 규제개선 방안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개선방안을 수용해 지난해 6월부터 자법인 설립을 허용했다.

그러나 시행 1년이 임박한 시점에서 의료법인 자회사를 신청한 곳은 세종병원과 참요양병원 두 곳에 그치고 있다. 규제완화 당시 영리법인 허용 논란에 휩싸였던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업계에서는 자회사 설립을 해도 세제혜택이 전무한데다, 정부가 제시한 충족요건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개선에 자회사 설립을 제시하며 청사진을 내놨지만, 성과에 목마른 조치였다”며 “까다로운 조건도 설립을 방해하는 이유다. 시행 1년이 되도록 자회사 신청 업체가 저조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때 한류를 앞세워 신성장동력으로 거론되던 게임과 만화(웹툰) 산업은 중복규제로 고사 직전에 놓였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게임 사업체수가 2009년 3만개에서 2014년 1만4000개로 5년새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시장도 중국산 게임이 잠식하며 국내 개발자와 게임회사는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김수연 한경연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세계 4위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이 높고, 콘텐츠 산업 수출에도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망산업인데 최근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며 “과도한 규제가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웹툰도 처지가 비슷하다.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 보급으로 새 장르를 개척한 웹툰은 최근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분야로 시장확대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심의규정이 웹툰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콘텐츠 수출도 한계에 직면하며 웹툰 수익구조는 제자리 걸음이라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한 웹툰 작가는 “웹툰 한류를 위한 재정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수시로 심의의 칼날을 들이대는 일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웹툰사업을 성장시키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산업 육성을 위해 선제적 규제완화가 중요하지만 원격진료, 사물위치정보서비스, 드론 택배 등에서 규제를 완화한 일본과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한참 뒤떨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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