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31일 오후 국방대학교 국방관리대학원이 국방컨벤션에서 개최한 ‘북한의 핵실험과 대북 경제제재’ 학술세미나에서 “지금까지의 제재 수단만으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북한 정권은 핵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과학자와 기술자를 양성하는 것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며 “(대북 제재로) 핵·탄도미사일 개발은 물론이고 정권의 생존에 필요한 외화수급을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는 가설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향후 제재로 인해서 북한 정권의 외화수급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지라도 강력한 독재정권은 주민의 생활을 희생하더라도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외화를 우선 지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아니라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안경모 국방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능력을 지속할 경우 궁극적으로 국제사회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북한은 현 제재 국면은 한시적이며 결국 핵능력을 지속 강화할 경우 국제사회가 자신들의 존재와 의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국면은 단순히 지난한 북핵 문제의 연속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국면의 종결점이자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라며 “새로운 국면은 지난 20여년 북핵 위기와 비견될 정도로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능력이 조악한 수준일지라도 사용가능한 상태라면 북한의 핵은 이미 정치적으로는 유의미한 무기가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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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가들이 31일 오후 국방대학교 국방관리대학원 주최로 국방컨벤션에서 개최된 ‘북한의 핵실험과 대북 경제제재’ 학술세미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방대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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