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대규모 부실 사태에 이른 대우조선해양이 남상태(66.구속기소)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박수환(58.여)씨와 유력 언론사의 논설주간을 호화 전세기에 태워 외유 출장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11년 8월 무렵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의심받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뉴스컴) 박수환 대표와 어떤 유력 언론사 언론인이 대우조선의 호화 전세기에 같이 탔던 것이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우조선해양의 전세 비행기 이용실적 자료를 제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검찰은 박 대표가 뉴스컴을 대우조선해양의 정관계 로비 창구로 운영했다고 판단, 변호사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김 의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9월6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그리스 산토리니로 영국 PAG 항공사 소속 전세기를 이용했다. 당시 총 탑승객 7명 중 대우조선 임직원을 제외하면 탑승객은 딱 2명으로, 박 대표와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뿐이었다.
김 의원은 "최근 박수환 씨와 유력 언론인과의 유착설이 시중에 파다했다"며 "그 중 하나가 사실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비행기는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들이 사용하는 수준의 비행기다. 이 비행기를 타고 유럽 곳곳을 다닌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당시 대우조선은 워크아웃 상태로 회사는 망해가는데, 그 며칠을 위해 전세기에 들어간 비용만 8900만원"이라며 "아주 극단적인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도대체 그 출장에 민간인들은 왜 데려갔는지, 여행경비는 누가 부담했는지, 공무상 출장 목적지도 아닌 나폴리와 산토리니에는 왜 갔는지 너무나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외유에 동행한 논설주간이 소속된 언론사가 이 시기를 전후해 대우조선에 대해 아주 우호적인 사설을 낸 점을 지적하며 "이 사건은 '박수환 게이트'로 번져나갈 조짐"이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이 지목한 언론사 논설주간인 S씨(현직 주필)는 "지난 2011년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사태 당시 대우조선해양 공식 초청을 받아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출장을 간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도 취재 차원의 공식 초청에 따른 출장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언론사 경영기획실 관계자에 따르면, S씨는 전날 오후 6시께 편집국으로 내려와 "박수환 대표와의 관계를 놓고 시중에 얘기가 많이 돈다. 금품이 오갔다거나 명품 시계를 받았거나 내연관계라는 얘기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특히 금품이나 고급시계 같은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직업상 기자와 홍보대행사 사장으로서 서로 필요해서 교류를 했던 관계일 뿐"이라며 "박 사장과 내연관계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