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2011년 영화 ‘블라인드’의 조연으로 데뷔한 박보검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이후 2013년 SBS 드라마 ‘원더풀 마마’의 첫 주연을 시작하며 눈도장을 찍은 그는 2015년 ‘응답하라 1988’에서 여주인공 성덕선(혜리 분)의 남편 최택을 연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지만, 늘 겸손했으며 작품에 임하는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그를 사랑하는 팬들은 늘어났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박보검은 성숙해졌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작품을 대했고, 그렇게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그렇다보니 자신을 향한 칭찬에는 늘 인색했다.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어요. ‘왜 저렇게 했지?’ 대본을 이해하지 못하고 촬영한 장면도 있었거든요. 촉박한 시간 때문에 놓쳤던 부분들이 있는데 그걸 드라마 모니터를 하면서 늘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사극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나중에 더 탄탄하게 내공을 쌓는다면 사극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바른 청년 박보검에게도 일탈(?)은 있었다. 그는 포상휴가차 떠난 세부에서 큰 일탈을 했다고 털어놨다.
“저희와 함께 동행하신 가이드님과 관광하면, 갈 수 있는 식당이 정해져 있었거든요. 그런데 전부 한정식인거예요. 세부까지 가서 한식을 먹기엔 너무 아쉬워서 (곽)동연이와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식구들과 다 같이 도망갔어요. 그래서 현지 식당에서 밥을 먹었어요. 현지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었는데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나중엔 저희를 찾으셨던 가이드님도 오셔서 함께 식사하셨어요. (웃음)”
박보검의 고백(?)에 기자들은 일제히 “그게 일탈인거냐”고 물었지만, 그는 세상 해맑은 웃음으로 “주도를 제가 했어요. 정말 큰 일탈이었어요”라고 답해 모두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순수청년’ 박보검다운 대답이었다.
박보검의 유명한 일화 중에 하나가 바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연예인이 지하철을 이동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이들에게 얼굴이 알려진다는 건 꽤나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박보검 역시 자신이 유명해지면서 일상의 소소함들을 누릴 수 없어진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 그 부분이 아쉬워요. 제가 지하철을 타면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는 손 흔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아해주시고 환호해주신다는 걸 알게 되니까 신중하게 행동하게 되더라고요.”
순수함을 잃지 않는 박보검에게는 여전히 소년 이미지의 느낌이 강하다. 그는 이 또한 자신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작품을 보면 ‘어리다’라는 느낌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겪는 것도 많아지고 풍부해지다보니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지더라고요. 그런 건 또 제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어릴 수 있을 때 어려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다시 교복을 입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교복을 입고 청춘물을 찍어보고 싶기도 해요. 더 늦기 전에요. (웃음) 현재를 즐기고 싶어요.”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팬들은 왜 박보검을 사랑하고 찾을까.
“제가 여쭤보고 싶어요. 저를 왜 사랑해주시는지요. 그런 이야기(얼굴만 봐도 힐링된다)는 진짜 감사한 것 같아요. 저는 어딜 가나 선한 역량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저를 통해서 힐링이 되고 위로를 받고 힘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잖아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됐다는 게 뜻깊은 것 같아요. 그게 얼마나 큰 복이에요.”
‘응답하라 1988’과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연이은 히트작으로 이제 대세 배우로 발돋움한 박보검. 그에게 2016년은 잊지 못할 한 해로 남을 것이다. 열심히 달려온 자신을 향해 박보검은 “수고했다. 고생했어”라고 자위(自慰)했다.
“앞으로 초심 잃지 않고 지금처럼 잘했으면 좋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어요. 2016년은 제가 축복받은 한 해였습니다.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제 이름을 알렸고, 제 얼굴도 알린 것 같고요. 또 그 작품에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하면서 연기적으로 한 걸음 더 내디딘 것 같고 또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 마음 그대로 쭉쭉 잘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