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신재생에너지로 세계질서 재편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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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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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태균 경제부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향후 세계 에너지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트럼프 쇼크’는 이미 우리나라에 커다란 파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가라앉았고, 달러-원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이는 전초전에 불과하다. 향후 밀려올 보호무역주의의 파고와 함께 에너지시장의 재편도 불가피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전부터 ‘화석연료에 의한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며 파리 기후협약 탈퇴마저 주장했다.

당선 후 파리 기후협약 탈퇴에 대해 다소 완화된 분위기지만, 대통령과 상하원을 석권한 공화당 내부에는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이 가득하다.

트럼프 당선인의 에너지정책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보유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이를 제약하는 모든 행정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미국의 에너지 자원을 해외로 자유롭게 수출해야 무역적자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정책이 구체화되는 것이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다. 이는 오일샌드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미국 텍사스주 멕시코만 정제시설로 들여오는 사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추가배출이 없어야 사업을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이는 이념적인 접근에 따른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당선 후 이 계획을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국 차기 에너지장관으로 셰일업계 대부인 해롤드 햄이 거론된다. 햄은 미국 최대 셰일오일 가스 업체인 컨티넨탈 리소시스의 CEO다.

그간 세계 각국 정부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1990년대 초부터 움직였다.

이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2020년 이후 지구의 평균 온도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2°C 이하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2050년까지 2010년 대비 최대 95%까지 탄소배출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를 주도하는 국가가 향후 세계 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미국과 중국이 전기차 생산 및 보급에 사활을 걸어 온 것이 이런 이유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4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통해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감축률을 ‘수송부문 34.3%, 발전전환부문 26.7%, 공공부문 25.0%, 산업부문 18.5%’로 정한 바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100년간 누적 탄소배출량’ 세계 16위, 증가율 세계 7위, OECD 국가 중 1위라는 오명을 안고 살았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은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으로 불리던 탄소를 줄이자’는 세계적인 흐름을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럭스리서치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8년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6%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정책의 연결선상에는 저유가의 지속과 함께 태양광과 중대형 2차전지 등으로 대별되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쇠퇴라는 악재가 놓여 있다.

우리나라가 커다란 영향권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전기차나 중대형 배터리, 태양광 업체의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중국이 국내 배터리 업체를 견제하며 적자에 빠진 국내 기업 입장에서 트럼프의 등장은 재앙이 될 수 있다.

반면 트럼프의 등장에 남모르게 미소짓는 기업도 있다.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은 우리 정부가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 대해 반발해 왔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발표된 것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체에 매년 배출 할당량을 부여하는 제도다.

도입단계에서부처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산업계의 반발이 컸고, 시행 1년여가 지난 지금이 여전히 논란이 이는 등 사문화된 정책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초기의 로드맵과 달리 탄소배출 감축이 당장의 성장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기후변화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역주행에도 불구하고, 탄소감축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기던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적 합의를 이제 멈출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며 “트럼프 당선자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국제사회와 의논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국제사회도 이에 호응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세계가 합의한 파리협정은 이미 불가역적”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도 에너지분야에 대한 혁명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의 눈에 보이는 성장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질서를 재편할 새로운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가뜩이나 기존 주력 수출품목의 몰락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양적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세계는 이미 ‘새로운 에너지’를 주도하는 나라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는 시대로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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