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개통 2주차에 접어든 수서발고속철도(SRT)가 때 아닌 특실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예매자가 몰리면서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일 낮까지 특실 매진행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RT는 개통 이후 일반실보다 특실이 먼저 매진되는 특이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 KTX의 경우 특실보다 요금이 저렴한 일반실이 먼저 매진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SRT는 정반대인 모습이다.
실제 지난 1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수서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SRT 열차 10대의 모든 특실이 전날 이미 매진됐다. 반면, 일반실은 매진된 열차가 없었다.
SRT 수서~부산 노선의 특실 성인 요금이 7만5700원으로 일반실(5만1900원)보다 2만원 이상 비싸지만, 특실을 찾는 승객 수요가 그만큼 많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SRT 특실 매진현상을 수서역이 위치한 강남권의 지역적 특성과 함께 항공기 기내를 연상케하는 좌석과 서비스 등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SRT 특실은 차량당 1량에 불과해 기존 KTX(4량)와 비교했을 때는 좌석이 적지만, 신형인 KTX-산천(1량)보다는 오히려 좌석이 많아 단순히 좌석수만 놓고는 이를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SR의 한 관계자는 “수서역이 강남에 위치하다보니 강남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출장을 위해 서울역이 아닌, 수서역에서 특실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한다”며 “또 일반 이용객의 상당수가 소득수준이 다소 높은 강남권 거주자여서 특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SRT 특실은 항공기형 선반과 전동식 리클라이닝 시트, 목베개, 전 좌석 전원콘센트 등 넉넉하고 편안한 기능을 갖췄다. 또 기존 KTX 대비 최대 8배 빠른 무선인터넷(WI-FI)과 식음료 및 승무원 호출 서비스 등도 제공해 승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소재 한 대기업 종사자 유모(29)씨는 “그간 지방 출장을 가려면 서울역까지 이동하는 게 일이었는데, 수서역은 접근성이 좋아 주로 SRT를 이용하고 있다. 좌석도 넓은 데다, 이동 중에도 인터넷 사용에 무리가 없다”면서 “다만, 출퇴근 시간대 특실 예매가 어려워 늦어도 이틀 전에는 미리 표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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