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여러분 세대에는 인공지능(AI)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면서도 그것을 제어시키는 능력까지 겸비하게 하는 연구에 힘을 쏟았으면 좋겠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손정의 육영재단 특별대담’에서 다가올 AI시대의 주인공이 될 청년들에게 '인류에 공헌하는 AI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빠른 시간 안에 영어와 컴퓨터 능력을 익혀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별대담은 손 사장이 지난해 12월 설립한 ‘손정의 육영재단’이 25세 이하 청년 1500명을 대상으로 ‘미래를 창조하는 청년들에게’라는 주제로 열렸다. 대담에는 세계 최초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만들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와 고노카미 마코토 도쿄대 총장, 일본 장기 최고수인 하부 요시하루 명인이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손 사장은 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는 컴퓨터가 나타나 인간의 직업이 컴퓨터로 대체되더라도 인류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30년 뒤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는 기술적 특이점, 즉 ‘싱귤래리티’가 오면 인류가 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그것은 AI를 통해 생산성만 추구했을 경우"라며 "그렇게 하면 우리에게 해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을 제어하는 능력을 갖게 하면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AI는 인간의 감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소프트뱅크의 지능형로봇 ‘페퍼’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페퍼는 뛰지도 날지도 못하지만 유일하게 다른 로봇과는 달리 인간의 감정을 입력하려고 시도한 로봇으로, 페퍼에게는 생산성을 추구한 게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입력시켰다”며 “여러분이 활약할 시대에는 인간의 마음을 가진 페퍼가 ‘전쟁을 하지말자’, ‘싸우지 말자’라고 말할 수 있게 AI가 억제와 밸런스를 취하게 하는 연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손 사장은 싱귤래리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청년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어를 외국어가 아닌 국어처럼 구사할 수 있게 하고, 무엇을 하더라도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영어와 컴퓨터 이 두 가지는 최대한 빨리 몸에 익혀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40년 전, 손 사장은 16살에 단신으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바 있다. 그는 "내가 16살 때 미국에 건너갔지만 지금도 가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에는 전 세계의 두뇌가 모이고, 헝그리 정신을 가진 모든 능력자들이 모이기 때문에 그들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경험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유학자금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손 사장은 "일반 학교에선 너무 빨리 진도를 나가는 학생들을 꺼리고 모든 학생을 평균에 맞추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여러분의 능력을 성장시켜 해외에서 활약하기 위해 유학이 필요하다면 무제한으로 도와주고 그 돈은 안돌려줘도 된다"고 말했다.
'손정의 육영재단'은 손 사장의 개인재산을 재원으로 학비와 유학자금을 장학생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 특수한 재능을 가진 청년이 해외에 나가 재능을 펼칠 수 있게 돕고, 이달 말에 첫 번째 장학생이 선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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