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이야기를 좋아하는 남자' 이수희 대표(46·사진)는 조울증까지 겪을 정도로 평소 심리·철학 작품들을 읽는다. 그런 '몰입'이 있기에 그는 취미로 운영하던 웹소설 연재 커뮤니티를 국내 최대 웹소설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이 대표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자 하는 이야기 본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검증절차 없이 누구나 작품을 쓰고 독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는 프로그래밍 서적 30권을 독파한 뒤 6주 만에 조아라의 전신인 '유조아닷컴'을 오픈했고, 이후 웹페이지 광고로 월 5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던 위기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광고가 아닌 콘텐츠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고, 2008년 기간별 정액제 방식의 유료화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300원을 내면 하루종일 조아라의 모든 웹소설을 읽을 수 있는 '노블레스' 서비스는 이 대표의 벼랑 끝 모험이었지만, 조아라의 수익기반을 안정화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조직 운영에 있어 이 대표의 오픈 마인드와 독특한 '오타쿠' 성향은 조아라의 특별한 문화를 만들고 있다. 직원들의 자율성을 중시해 자신이 없어도 회사가 무리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1년에 두 번 1월과 7월 한 달씩 여행을 간다.
가끔은 하루에 10시간 이상 웹소설을 탐독할 정도로 '헤비 유저'인 이 대표는 웹플랫폼의 배너 위치, 모바일앱의 기능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점검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