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남상미 “어디에서든 공기 같은 존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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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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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남상미 [사진=제이알 이엔티]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남상미의 2년 6개월 공백은 예상에 없었다. 계획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 남상미’로서의 삶에 충실하다보니 꽤 긴 시간을 지냈다.

“아기가 생각보다 빨리 생겼어요. 허니문 베이비였죠.(웃음)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쉬게 됐고, 다행히 사무실 대표님께 너무 감사드린게 제가 아기의 육아로 1년은 붙어있고 싶다는 뜻을 전했거든요. 다행히도 너무 잘 기다려주셨죠. 사실 인생이라는 게 계획대로 되는게 없잖아요. 흘러가다보니 그렇게 쉬게 됐어요.(웃음)”

엄마라는 이름표는 잠시 내려놓고 다시 배우라는 이름표를 달고 브라운관에 찾아왔을 때, 가족들은 누구보다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줬다. 특히 남편은 남상미의 연기를 모니터링 해주며 가장 빠른 피드백을 전해준 시청자였다.

“너무 안 예쁜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좀 더 해보라고 했죠.(웃음) 도대체 뭘 해보라고 하는건지...묵묵히 작품 모니터링을 많이 해줬어요.(웃음)”

이제 17개월 된 남상미의 딸은 TV에 나오는 엄마를 알아보는지 자신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잠깐 멈추고 한참 보더라고요”라며 행복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결혼 후 남상미에게 달라진 건 또 하나 있다. 바로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중이라는 것. 그는 현재 ‘집밥 백선생3’에 출연하며 요리에 새로운 취미를 붙였다.

“제가 요리 앞에서는 원래 작아졌거든요. 그런데 집밥 백선생을 하면서 배워가는 재미를 느꼈어요. 이제는 요리에 관심이 생기니까 재미도 있더라고요.(웃음) 제가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일석이조죠. 많이 먹는 게 유일하게 허락되는 날이랄까요. 하하하. ‘집밥 백선생’하면서 주방에 여러 조미료들이 생겼어요. 이제는 뭘 해야겠다 그러면 요리에 필요한 조미료들이 다 있어요. 예쁜 그릇이 생기기도 했고요. 예전엔 요리를 하려고 하면 장보기가 두려웠는데 지금은 뚝딱뚝딱 잘 만들어요.(웃음)”

실제로 이날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소속사 대표는 남상미가 최근 자신에게 오삼불고기를 해서 대접해줬다며 사진을 보여줬다. 비주얼에는 살짝 의구심을 품기도 했지만 맛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증명했다.
 

배우 남상미 [사진=제이알 이엔티]


특히 남상미는 ‘집밥 백선생’을 통해 배운 만능 간장을 ‘김과장’ 출연진들과 스탭들에게 선물로 돌렸다고 털어놨다.

“‘김과장’ 쫑파티 때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뭘 해드릴까 고민하다가 이번에 배울 기술(?)로 선물을 만들었어요. 회도 찍어먹고 하셨는데 정말 맛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집밥 백선생’에서 요리 허당에서 1등까지 했는데 정말 뿌듯했습니다. 배워가는 재미가 엄청나더라고요. 요리라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백종원 선생님은 마술사 같았어요. 마술을 부리시는 것 같았어요.”

남상미가 예능 프로그램 복귀로 ‘집밥 백선생’을 선택한 계기도 특별했다. 분가를 계획했던 찰나에 마치 선물처럼 섭외가 들어왔단다.

“인연이었죠. 분가를 하는 시기에 딱 섭외가 왔거든요. 예전에는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그땐 집밥 걱정을 전혀 안 했었거든요. 어머님께서 요리 솜씨가 워낙 좋으셨었거든요. 이제는 집밥을 해야하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집밥 백선생’ 의도가 집에서 밥 한 번 해먹어보자는 의도였잖아요. 그래서 딱 맞았던 것 같아요. 예능이라서 날 것의 남상미를 보여주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계기나 타이밍이 ‘그래 이것도 해볼 수 있겠다’ 하는 게 생긴 것 같아요. 요리를 좀 배워야 할 시기였죠. 너무 감사했어요.(웃음)”

사실 남상미는 한마디로 ‘예능 울렁증’이 있었다. 과거 인기 예능프로그램 ‘X맨’에 출연할 당시에는 우황청심환을 먹고 방송에 임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우황청심환을 끊었어요”라고 할 만큼 예능과 많이 친해졌다.

“예능에 나가는 게 불편함이 있었어요. 예능 쪽으로 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는 데 그런 것에서 오는 것도 어려웠죠.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계속 나가고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이제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저라는 사람이 더 단단해져가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즐비하지만 남상미는 앞서 언급했듯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 욕심내지 않는다. ‘배우’의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은 나름의 욕심이 반영된 의지다.

“배우가 자기의 날 것을 보여주면 보시는 분들이 캐릭터 몰입에 방해가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은 지켜줘야 한다는 주의예요. 그 연기 변신에 대한 부담감은 있어요. 캐릭터에 대한 고민과 연기자로서의 사생활 등, 남상미는 어디까지 보여줘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있는 것 같아요.”
 

배우 남상미 [사진=제이알 이엔티]


코믹, 멜로, 사극 등 다양한 장르에 연기 도전을 했던 남상미는 데뷔 후 악역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그는 악역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제가 한 번도 악역을 안 해봤잖아요. 그래서 동전 뒤집듯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악역을 하게 된다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에서 한 번 악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뭐랄까.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이랄까요? 성악설이 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캐릭터를 연기 해보고 싶어요. 용기를 내주시는 제작자와 감독님들이 계신다면, 거기에 부응할 수 있는 연기력을 보이고 싶어요. ‘안 어울려’가 아닌 ‘저런 면도 있었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요.”

끊임없는 도전에 대한 갈망은 배우 남상미를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혹시 “연기를 하지 않았으면 무슨일을 하고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뭘해도 살아 있었을 것”이라고 웃었다.

“저는 무인도에 떨어트려놔도 잘 살 것 같아요. 건축쪽 일을 하고 싶긴해요. 아니면 파일럿을 하고 있거나요. 좀 활동적인 직업을 좋아해요. 그런 쪽에 끌렸던 것 같아요. 워낙 성격도 털털하기도 해서 그런 가봐요. 액션 장르도 해보고 싶고요. 제가 몸 쓰는 건 잘하는 것 같거든요.(웃음)”

오랜만에 복귀해서 3개월간 배우로 살았고, 이제 다음 작품까지는 또 다시 인간 남상미로 돌아가려 한다. 차기작 역시 ‘김과장’처럼 메시지가 있는 작품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바람을 남긴 남상미는 쉬는 동안 가족들과의 추억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그리고는 언제나 필요로 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다짐까지 더해본다.

“결혼하고 나서 한 해도 쉰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둘째가 생기지 않는 한 좋은 작품으로 인연이 된다면 계속 연기 활동을 하겠죠? 진정성 있는 배우, 인간적인 배우가 되고 싶어요.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게 저의 인생관인데, 어느 인간과계에서든 어떤 조직에서든 초심과 진정성으로 모든 곳에 공기처럼 필요한 존재였으면 해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배우 남상미 [사진=제이알 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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