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 서울 영등포에서 근무하는 윤모(29)씨는 점심시간을 쪼개 GS25 편의점을 방문했다. 케이뱅크에서 체크카드를 만들면 GS25 모바일상품권(1만원)을 증정하는 이벤트에 응모하기 위해서다. 앱(어플)상 공지에 따르면 카드를 만든 후 가까운 GS25에 가서 응모코드를 획득해 이벤트 페이지에 입력하도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무려 세 군데를 방문한 윤씨에게 돌아오는 GS25 직원들의 답변은 "잘 모르겠다"였다.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바 없다는 것이다. 윤씨는 그렇게 점심시간을 소모했다.
무서운 속도로 신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 케이뱅크가 약속한 혜택에 소홀한 채 실적 쌓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케이뱅크의 저렴한 대출금리 등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는 반면 진행 중인 이벤트 등은 관리가 소홀해 많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례 속 체크카드 발급 이벤트의 경우 케이뱅크는 GS25를 방문해 응모코드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블로그 후기 등에서 확인한 응모코드는 'GS25'란 단어 자체다. 윤씨도 뒤늦게 블로그를 보고 'GS25'를 입력하니 상품권이 발급됐다. 괜히 고생만 한 셈이다.
GS25, CU 등 편의점은 모바일상품권으로 여러 기업들과 제휴 이벤트를 많이 진행한다. 특히 GS25는 제휴의 폭이 넓고, 관련 내용에 대한 직원 교육도 잘 돼 있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케이뱅크의 이벤트 관리 소홀이 이용자들로부터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다른 체크카드 발급 고객은 "인근 GS25에 응모코드를 받으러 갔더니, 사장님이 물건을 사고 결제해야만 자동으로 응모코드가 뜨는 것 같다며 갸웃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봄 여행주간을 맞이해 한국관광공사와 진행 중이라는 이벤트도 정작 해당 사이트(봄 여행주간)의 '진행 중인 이벤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케이뱅크 앱 이벤트란에는 이달 21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이벤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내돼 많은 이용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총고객 수 2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체크카드 발급 수도 20만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미흡한 제휴 시스템으로 전 금융권을 긴장시키는 돌풍이 무색하게 체크카드 발급 실적만 늘리는데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케이뱅크에서 3%대 금리로 대출을 받은 한 이용자는 "금리는 소문대로 좋다"며 "그러나 ATM 이용이나 이벤트 등 제휴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주변에서 불만이 꽤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제휴사와의 시스템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채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타이틀에 너무 욕심을 낸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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