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고소영,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았던 10년…“다시 돌아올 수 없는 소중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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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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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바로가기

고소영은 지난 2007년 영화 ‘언니가 간다’, SBS 드라마 ‘푸른 물고기’ 이후 ‘완벽한 아내’로 무려 10년만에 돌아왔다. 그 사이 동료 배우 장동건과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며 아내와 엄마로서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다.

”제가 남들이 보기에는 배우로서 직업적으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10년 동안 많은 일을 했어요. 아이들을 손수 케어하고, 엄마의 결핍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같이 지냈거든요. 저는 그 시간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지나고 나면 해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좋은 엄마라고 떳떳하게 말 할 수 있어요. 모든 엄마들이 마찬가지겠지만 10년동안 에너지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저를 정말 사랑하게 됐어요. 저한테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일하는 게 즐겁고 행복하고, 다음 작품도 빨리 선택해서 하고 싶어요.“

엄마로 살아왔던 긴 시간동안 배우로서의 갈증이 분명히 있었다. 그랬던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로 갈증을 씻어냈고, 많은 대중들이 그에게 가졌던 ‘셀럽’이라는 이미지를 씻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다면 늘 곁에 있던 엄마가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바빠진 탓에 태어나 처음으로 오랜 시간 떨어져야 했던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제가 정나미(임세미 분)의 옷장에 숨어 있는 걸 보고 아이들이 ‘왜 옷장에 숨어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아들은 이제 제가 TV 나오는 게 좋다고 하고, 딸은 질투를 해요.(웃음) 제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다고 하니까 너무 좋아해요.(웃음) 아이러니한건데 아이들이 제가 바쁜 건 싫지만 TV에 나오면 신기하고 좋아하더라고요. 신랑도 조금 더 일찍 결혼해서 잘 나갈 때 보면 좋았을텐데 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갑자기 신랑이 뜬금없이 새 대통령이 최근에 타임즈 표지에 나온 걸 보고 자신도 과거에 그랬었다면 자랑을 하더라고요.(웃음)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거부감은 없는데 최근에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3학년 형이 내려와서 ‘쟤가 장동건 고소영 아들이래’라고 하더래요. 다행히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잘 있어줘서 고마울 따름이에요.”

고소영은 두 아이들을 이야기하면서 간간히 엄마 미소를 보였다. 많은 이들에게 비춰지기엔 화려하고 세련된 여배우일지 모르겠지만, 결국 그도 평범한 엄마였다.
 

고소영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여기에 남편 장동건의 반응도 함께 전했다.

“처음엔 ‘완벽한 아내’를 자주 봤는데 나중엔 제가 쫓아냈어요. 같이 봐도 되는데 한숨을 너무 쉬더라고요. 싸움 날까봐 그냥 보지말라고 했어요.(웃음) 옆에서 제가 이상해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드라마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어요. 어쩔땐 일주일 한 번 쉬는 날 있으면 정말 친한 사람만 만났어요. 제 상황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요. ‘재복이 왜 그래’라는 이야기가 듣기 싫었거든요. 신랑도 배우라서 그런 부분을 알잖아요.”

남편 장동건과 함께 하는 연기를 볼 수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못할 것 같아요”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실제로 남편이 ‘신사의 품격’ 할 때 박주미 씨 역할을 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어요. 또 영화 ‘7년의 밤’에서 목소리만 출연하는 아내가 있는데 그 역할도 부탁했는데 ‘못할 것 같다’고 했어요. 또 ‘완벽한 아내’에 특별 출연한 신현준 씨 역할도 캐스팅이 잘 안됐는데, 그때 신랑이 ‘내가 해줄까’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15% 넘으면 나오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안 나오길 잘한 것 같아요.(웃음) 신현준 씨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해요. 신현준 씨와도 연기하는데 원래 아는 사이라서 정말 오글거렸는데 신랑과는 더 연기를 못할 것 같아요.(웃음)”

차가운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고려하는 건 없냐는 질문에 고소영은 “나영석 PD 예능이 매력있더라고요”라며 언급했다.

“처음엔 ‘삼시세끼’ ‘윤식당’ 이런 리얼리티를 왜 보나 싶었는데 은근히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프로그램에는 제가 어떤 걸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류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좋아해요. 다큐멘터리도 좋아하고요. 사실 드라마보다 그런 예능과 다큐를 더 많이 봐요.(웃음) 신랑도 처음엔 ‘왜 남 밥 먹는 걸 쳐다보냐’고 했는데 지금은 저보다 더 열심히 보더라고요. 하하. 저하고 맞는 예능이 있다면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고소영은 더욱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엄마로서도, 배우로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제는 10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가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신랑도 작품을 현재 보고 있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봤을 때도 좋은 캐릭터를 고르고 있더라고요. 사실 신랑이 지금 악역을 하나 보고 있는 게 있는데, 아이들이 크면 그 역할을 이해할거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아이들이 보면 좋을 것 같은 작품을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대본 열심히 보고 있고, 빠르면 올해 안에 촬영을 할 수 있는 작품으로 보고 있어요. 작품이라는 게 100% 감독, 상대배우, 제작사 등 합이 맞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런 작품은 잘 없잖아요. ‘완벽한 아내’도 빨리 들어가다보니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는 게 우선시 돼야 할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 둘 다 보고 있는데 아이들도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사회 생활을 시작했으니 좋은 작품 있으면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어요.(웃음)”
 

고소영 [사진=킹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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