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주도 성장,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가계가 주도하는’ 건강한 성장을 이끌기 위해 핵심 ‘경제조타수’들은 이미 각자 위치에 포진됐다.
관련 정책 기획과 집행, 자문, 일자리 등 새 정부 경제구상을 완성시키기 위한 각 기구 수장은 장관급만 세 명, 부총리급이 한 명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큰 데다 정권 초기 핵심정책에 영향력 있는 지위에 앉은 만큼 이들 발언 하나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이는 경제부문의 굵직한 조직 간 확실한 분업과 업무조정이 필수라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경제 컨트롤타워는 어디?
국민경제자문회의와 일자리위원회 장(長)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장관급에 실질적으로 조직을 이끌지만, 기본적으로 보수가 지급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헌법’에 명시된 기구로서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을 제언하는 곳이다. 사무처장은 신설된 청와대 경제보좌관도 겸임한다.
주요 기능은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전략 및 주요 정책방향과 복지증진‧균형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정책수립이다. 쉽게 말해 거시경제 정책방향을 제시한다는 얘기다. 경제보좌관이 대통령의 경제교사 역할이라는 점에서 최근 위상과 역할이 높아졌다.
새 정부 제1 국정과제인 ‘일자리’ 정책을 전담할 일자리위원회 역시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될 곳이다. 문 대통령 첫 업무지시가 ‘일자리 상황 점검’과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청와대는 “이용섭 부위원장은 대통령비서실 정책특보를 겸함으로써 일자리 문제에 관한 한 대통령비서실 전체 역량이 투입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위원회는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한 상시적인 상황 점검과 평가, 일자리 정책 기획‧발굴, 부처 간 일자리 관련 정책 조정 등을 논의한다.
청와대 정책실은 4년 2개월 만에 부활했다. 국가 정책 어젠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일자리‧경제‧사회수석과 거시경제 운용 방향 설정‧점검 역할을 할 경제보좌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과학기술보좌관이 배치됐다.
기재부는 사실상 정부 경제정책을 현실성을 따져 구체화하고 집행하면서 성과를 가시화하는 부처다. 지금까지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경제부총리는 ‘경제수장’으로 불렸다.
◆‘장관급만 4명’··· 업무 분장‧조정이 관건
새 정부 경제구상을 실현할 조직이 4명의 장관급으로 꾸려지면서 확실한 정책동력은 얻었다는 평가다. 단, 기획‧조정, 자문, 일자리, 정책집행으로 업무구역이 큰 틀에서 각각 구분됐음에도 중첩되는 역할이 발생하는 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우선 일자리위원회와 기재부(고용부), 정책실 일자리수석 간 영역이다. 위원회가 일자리정책 선봉에 있어 정부부처 차원에서 고용정책을 쉽사리 꺼낼 수 없게 돼 단순 정책집행이라는 수동적 역할이 상대적으로 강조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거시경제 정책방향이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제언에 무게가 더해지는 점도 이와 비슷하다.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처장인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경제수석은 모두 정책실에 배치돼 이들 업무 중첩에 따른 조율도 요구된다. 경제정책과 궤를 같이해야 할 재정기획관이 정책실이 아닌 비서실장 아래에 편제된 점도 ‘재정당국’인 기재부와 업무 협업·조율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목된다. 정책실장 부활로 경제부총리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점도 있다.
한편, 정책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한 방향제시와 다양한 시각에서의 정책 발굴이라는 관점에서 업무중첩 우려는 기우라는 반론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실제 일자리수석은 ‘일자리정책 뒷받침과 산재된 관련 정책의 종합 점검 역할’ 성격이 강하다"며 "정책실장은 경제부총리와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어젠다 중심 업무재편으로 부처 자율성과 소통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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