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배우 최강희 “2013년 우울증 앓아…김혜자 선생님 한마디에 연기할 원동력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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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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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배우 최강희는 벌써 40대에 접어들었다. 1995년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 후 올해로 벌써 연기경력 23년차 베테랑 배우다. 동안 외모와는 다른 깊은 내공과 경력을 지녔다. 많은 이들이 알 듯이 개그우먼 김숙, 송은이와는 막역한 사이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 아직 결혼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김숙과 송은이는 JTBC ‘님과 함께-최고의 사랑’에서는 가상 결혼 생활 중이긴 하지만 말이다.

처음엔 결혼에 대한 공포심이 있었다. 그러나 ‘추리의 여왕’을 촬영하면서 배우 권상우 덕분에 결혼 공포심이 없어졌다고.

“저는 예전까지 결혼 생각이 없었고, 지난해쯤에 결혼에 대한 공포같은 게 서서히 없어졌어요.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 권상우 씨를 보면서 되게 좋았어요. 촬영하면서 힐링이 됐고, 파트너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무매너다 싶을 정도로 신선하고 다정하고 좋았죠. 상우 씨가 매번 촬영장에 오면 가족들 이야기하고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더라고요. 촬영을 하다보면 밤샘 촬영이 있으니 어쩔땐 ‘가족들이 4일째 자고 있더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자신의 ‘내 생에 최고의 파트너’였던 권상우에 대해 “굉장히 매너있는 사람”이라는 칭찬을 늘어놨다.

“상우 씨는 파트너에 대한 환상을 깨지 않으면서도 불필요한 배려들을 하지 않죠.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도 다른 매너를 지켜주는, 자기 관리나 에티튜드도 좋고 망가진 모습도 안보여줬떤 것 같아요. 드라마 촬영 중에는 하완승으로, 또 촬영장을 벗어나면 배우 권상우로 바로 돌아오더라고요. 그래서 저 역시 헷갈리지 않을 수 있었죠.”

그가 가졌던 결혼에 대한 공포심은 바로 결혼이라는 제도에 있었다. 그는 “책임감에 대한 공포는 개념이 없었죠. 그런 개념이 성립 안 돼서 자유분방한 생각을 했고요. 저는 거기에 결혼이라는 제도에 갇히고 싶지 않았어요. 굳이 결혼해서 왜 아름답지 살지 못할까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웃음)”

최강희는 인터뷰 하는 동안도 하나의 질문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질문을 들으면 일단 한 번은 더 곱씹으면서 다시 되새겼다. 어떤 말을 시작할 때 예열이 필요했다. 사실 그러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최강희는 2013년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 시기는 최강희의 많은 것을 변화 시켰고, 그 시점부터 그는 조금씩 변했다고 고백했다.
 

[사진=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제공]


“제가 책 읽는걸 좋아하는데 2013년 이후로 책을 안 읽고 있어요. 책과 음악에 집착했었는데 읽었던 책을 다 토해내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아는 것에 있어서 불필요하다 싶었거든요. 굳이 그걸 왜 다 알았고, 알고 싶었 했을까 싶었죠.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또 생각 자체도 무의미한 것 같았고요. 2013년에 우울증에 걸렸었는데, 그때 심하게 겪고 나서 제가 변했어요. 되게 가벼워졌고 많은 것을 받아들이게 됐죠. 시기에 맞는 생각들을 하게 됐어요. 연예인으로서나 여배우로서의 시기를 넘어가는 성장통을 겪었던 것 같아요. ‘추리의 여왕’은 그런 시기를 넘어가고 만났죠. ‘하트 투 하트’를 먼저 하고 ‘화려한 유혹’을 했는데 사실 그땐 아직도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약간의 공황장애까진 아니지만 숨어만 있었고 사람들 앞에 서면 손 떨리는 시기에 걸음마 떼서 다시 올라온 작품이 ‘하트 투 하트’였죠. 그리고 어떤 변화를 과감하게 받아들인 게 ‘화려한 유혹’이었고요. 다 잘 선택했다고 생각해요.(웃음) 잘 극복하고 ‘추리의 여왕’까지 잘 끝난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한 차례 지나간 뒤 오롯이 최강희라는 사람을 찾을 때까지는 그는 연기를 내려놓진 않았다. 자칫 흔들릴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강희를 굳건하게 잡아준 원동력은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다.

“제가 어느 정도까지 사람을 되게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제 측근들, 친구, 저의 친오빠 등등이요. 그런 사람들은 저의 팬이잖아요. 제 팬들과 비슷해요. 그래서 소수에게 만족을 주고 계속 그 만족을 주고자 연기했어요. 사실 얼결에 연기를 한 거라 처음 생긴 팬이 저를 지금까지 살아있게 한 이유기도 해요. 과거 우울증이 걸린 시점에서는 다 필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월드비전을 만나고 우간다에 가면서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월드비전의 홍보대사를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홍보대사를 하고 싶다고 제가 먼저 연락했었어요.(웃음) 다행히 월드비전에서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연락을 기다렸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아신 김혜자 선생님께서 제가 영상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찍어서 보내주시더라고요.”

최강희는 김혜자 선생님의 영상 메시지를 직접 보여줬다. 그리고 영상 속 배우 김혜자의 말 한마디는 최강희가 연기를 향한 열정을 다시 뛰게끔 만들어줬다. 최강희는 자신만을 위한게 아닌 또 다른 사람을 위한 ‘좋은 배우’가 될 힘을 얻었다며 웃었다.

“선생님께서 제게 ‘강희 씨 훌륭한 배우가 되세요’라고 하셨어요. 훌륭한 배우가 돼야 이런 좋은 일을 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요. 그래서 우선 훌륭한 배우가 돼야 한다고 하셨어요. 제 팬이시라고 하시면서요. 조금 더 좋은 배우가 돼야 네가 뭘 하는지 궁금해 할거라고요. 그래야 제가 하는 일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조언해주셨죠. 사실 연기를 해야 하는 계기가 부족했었거든요. 김혜자 선생님의 그 말씀 한 마디가 제게 계속 연기를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사진=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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