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 [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혹자는 라이언 전이 국내외를 주름잡는 굵직한 아이돌 그룹들의 인기를 등에 업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라이언 전은 오롯이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를 보였다. 땀의 진실함을 믿고 묵묵히 걸어왔고, 그 묵묵함이 지금의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가수가 꿈이었다. 그러나 많은 부모님들이 그렇듯 가수의 꿈을 반대하셨고, 그 반대를 무릅쓰고 끝까지 음악을 놓지 않았다.
“(웃음)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어요. 그러다가 나이가 지나면서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고 어렸을 적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1996년도) 꿈이 흐지부지 됐었죠. 부모님도 보수적인 편이시고요. 제가 곡을 쓰고 있으면 말리기도 했어요. 가수를 할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났죠. 그런데 음악을 뼛속까지 사랑했고, 어느 순간 정신 차리다보니 음악을 하고 있더라고요. (웃음) 2007년도에 처음으로 가사가 있는 곡을 쓰기 시작했고, 학교도 음악 전공으로 지원을 했는데 그때도 많이 반대 하셨죠. 합격하고 입학통지서를 받았는데도 반대를 하시길래 그때부터 가출을 했습니다. 지금이야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만 여전히 전 불효자인 것 같아요. 지금이야 자랑하고 다니시지만, 그러기 까지 시간이 좀 많이 걸렸네요.”
그리고 현재 라이언 전은 해외로 뻗어가는 K팝의 한 중심에 서 있는 자신에 대해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K팝이라는 단어가 처음 만들어질 때 즈음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던 사람으로서 뿌듯하게 생각해요 저와 저희 팀 곡이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을 받는데 거기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해외 팬 분들에게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조금 더 곡과 K팝에 관련된 분들께서 우물 안 개구리로 안 보고 멀리, 크게 바라보면 분명히 K팝이 해외 무대에서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K팝 대표 작곡가로 현재의 K팝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떨까. 더불어 최근 빌보드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수상한 방탄소년단을 언급하며 더욱 발전적인 K팝의 미래를 그리기도 했다.
“지금 해외 팬들이 방탄소년단을 향해 열광적으로 응원을 보내 주시니까 그 친구들이 K팝 대표 그룹으로 빌보드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것 같은데, 방탄소년단 덕분에 다른 그룹들 역시 빌보드 무대에 진출 할 수 있는 발판을 깔아놓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 역시도 욕심이 나고요. 조금 더 발전하면 K팝이 분명히 외국 문화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의 교류가 깊어지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미국에 우리의 음악을 진출 시킬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지만,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미국 진출만을 노리지는 않고요. 주제를 알고 덤벼야 하는 거죠. 정말 겸손하게 말씀 드리면 전 아직 그렇게 할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의 자리에도 저는 감사해요. 주어진 것에 충실하고 열심히 하면 경력은 쌓이니까요.”
그래서 라이언 전은 현재 자신의 자리가 쉽게 얻어진 게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 작곡가를 넘어서 한 소속사와 아티스트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크지만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노래를 만들어 놓고 아티스트들이 곡을 무대에 올리기 까지의 준비 과정이 있잖아요. 가사도 쓰고, 녹음도 하고 믹싱도 하고 안무 연습하거나, 뮤직비디오 시안도 잡고 언론 홍보도 하고 등등.. 그런 단계가 저는 너무 만족스럽더라고요. 즐거워요. 결과주의자지만 과정에서 하나씩 여러 사람들이 퍼즐을 채워나가는 걸 보면 희망이라는 걸 보게 돼요. 룰렛이 돌면 어디에 걸릴까 하는 기대감이 있잖아요.(웃음) 또 제가 만드는 노래를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서겠다며 열심히 연습하는 그 모습, 꿈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볼 때면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는 완성된 제 노래를 팬들이 찾아 든는 것. 그것만큼 행복한 게 또 있을까요.(웃음)”
많은 것을 이뤘지만 라이언 전은 음악과는 조금 다른, 머지않은 미래에 꼭 이루고 싶은 특별하고 소중한 꿈이 있다고 언급했다.
“저는 고아들을 데리고 학교를 설립하는 게 목표예요. 그래서 그 친구들을 고등학교까지 공부를 마치게 하는 게 꿈이죠. 그런데 계산해보니 돈이 정말 천문학적으로 들어가더라고요.(웃음) 보통 까다로운 일은 아니겠지만요. 그래도 밥을 떠먹이는 방법은 가르쳐주고 싶었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는 ‘프로듀스 101 시즌2’가 종영한 뒤 또 다시 작곡가의 자리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그리고 자신을 직접 ‘딴따라’라고 칭하며 “곡을 쓰는 사람으로 기억 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사람이 되기를 원했다.
“저는 여전히 딴따라에요. 착실하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를 바라보는 작곡가들이 있는데 그들을 위해서 신인 작곡가를 모집해 인큐베이팅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또 지금 소속된 회사 A team이 국내 톱3에 들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회사로 키우고 싶기도 합니다.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나태해지고 게을러 질 때마다 그런 계획과 꿈들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해요. 저를 바라보고 있는, 저를 따라오는 직원들과 연습생들을 생각하면 저는 나태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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