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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할 때의 배우 박민영과 사람 박민영은 다르다.
그는 “연기는 여행 떠나기 전 준비하는 설렘인 것 같다”면서 “연기와 일상은 모든 게 다르다. 저는 일할 때 완벽주의를 추구하지만 일반인으로 돌아오면 정말 허당이고 게으르기도 하다. 저는 그런 걸 좋아한다”고 셀프 폭로했다.
박민영은 2006년 국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처음으로 데뷔했다. 그렇다보니 꽤 오랜 기간 그에 대한 이미지는 시트콤 속 강유미처럼 발랄하고 유쾌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박민영은 ‘거침없이 하이킥’과 같은 시트콤 출연을 꼭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다음 작품은 ‘하이킥’ 같은 장르에 출연하고 싶다. 연기적인 갈등을 진중한 연기로 풀어야겠다가 아닌, 내 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며 “치열하게 웃기는 걸 좋아한다. 제가 웃음이 많은 사람이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진중한 연기를 했기 때문에 ‘하이킥’ 같은 연기가 어색할 수 있는데 시트콤이든 코미디든 로맨틱 코미디든 하고 싶다. 그런 욕심이 크다. 이 작품 전에도 사실 코미디를 하고 싶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박민영은 코믹 연기에 대해서도 꽤 진지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남자셋 여자셋’ ‘순풍산부인과’ 같은 작품은 지금 봐도 정말 재미있다. 힘주는 연기만이 연기가 아니지 않느냐. 코믹 연기를 한다는 건 정말 좋다”며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껏 여러 가지 시장의 원리로 인해 자리를 잡아야 했기 때문에 그런 연기를 많이 했다면 이제 어느 정도 여 배우의 길을 걷고 열심히 했으니, 재미있는 코믹 연기를 다시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에 대해서 박민영은 같은 소속사 식구인 조정석을 꼽으며 “로코에서 조정석 오빠를 만나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조)정석 오빠 연기 너무 잘하지 않느냐. 예전부터 진짜 팬이었는데 저희 회사에 들어오셔서 ‘팬이에요’라고 처음 이야기 했었다. 원래 한 씬을 잘하면 배우가 멋져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7일의 왕비’에 함께 출연했던 염혜란 선배님도 ‘도깨비’에서는 극중 지은탁의 이모로 나와서 무서울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너무 유쾌하셨다. 연기 잘하는 분들만 보면 너무 멋지다. 함께 작품 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그런 분들이다. 연기를 잘해서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고 함께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7일의 왕비’를 성공적으로 끝낸 박민영은 당분간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특히 배우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며 설레는 표정을 짓는 그는 “예전에 제가 미술을 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미술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배울 수 있는 게 너무 많다”며 “하나씩 배우자는 생각이 있는데, 8월까지는 스케줄을 하고 9월부터는 여행 다니고 편하게 한 달 정도는 나를 위한 시간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제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살이 빠졌는데 이걸 유지해보고 싶다. 제가 비수기 때는 정말 살이 많이 찌는 편인데 먹는 걸 좋아하고, 요리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쩔 땐 하루에 다섯 끼도 먹는데 이번엔 살이 빠진 걸 지키고 싶다”며 “여름 내내 고생하면서 힘들게 빠진 살을 지키는 게 목표다”라고 웃었다.
박민영은 약간의 휴식 뒤 다시 복귀하고 싶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다른 배우 분들은 모르겠는데 휴식 시간이 길어지면 저는 괜히 불편하더라. 적당한 휴식은 리프레시 시키고 다음 작품을 준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돼서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 적정 시간을 넘겨버리면 연기 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적당한 휴식은 좋은 것 같다”며 “이번에도 4~5달 이상은 휴식을 하지 않으려 한다. 세 달 쉬면 몸이 근질거린다. 사실 한 달만 쉬어도 충분하지만 보신느 분들을 위해 좀 더 쉬는 거다”라고 활발한 연기 활동과 빠른 차기작 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배우 박민영은 늘 연기를 여행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한다. 그는 “어릴 때는 몇 달이고 외국 가면 좋았는데 지금은 연기할 때가 좋아서 그런 것 같다. 처음 대본을 받고 결정하고 준비하면 대본을 시트지로 싸고 포스트잇으로 붙이는 버릇이 있다. 이번에 대본리딩을 할 때도 배우 분들이 제 대본을 보시고 ‘초등학교 때 이후로 처음 봤다’고 놀리시더라”면서 “그런 작업을 할 때 정말 설렌다. 대본 모아놓은 곳이 있는데 항상 그렇게 돼 있다”고 연기와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평생을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 박민영은 “사실 예전엔 평생이라는 단어가 잘 안나왔었다. 그러나 이제는 평생 하고 싶다. 이제 연기가 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만큼 좋아하는 일을 만나진 못할 것 같다”며 “미술, 음악 다 좋아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연기다”라며 마음을 보였다.
그럼에도 겸손하게 연기에 임할 예정이다. 그는 “전 늘 운이 좋았던 케이스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하이킥’에 출연하게 됐지만 조연을 해본 적 없이 늘 미니시리즈의 여주인공이었다. 그런게 너무 쉽게 얻은 기회기 때문에 한 번 씩 벽에 부딪히면 크게 와닿더라. 제가 하는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해주시니까 조금만 힘들어도 족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면서도 “20대였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지금의 마음을 갖고 있으면 애늙은이라는 말을 들었을 거다. 그때라서 가능했던 거고 그때라서 용인이 됐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으니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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