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성장’이라는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다. 지난해 ‘질투의 화신’으로 처음 데뷔한 뒤 ‘낭만닥터 김사부’까지 이어지는 연기 활동으로 얼굴을 알렸고, 급기야는 데뷔 후 1년여 만에 드라마 주연자리를 꿰찼다. 그것도 장르물로.
OCN ‘듀얼’에서 의학부 기자이자 엄마의 죽음을 파헤치는 인물인 류미래를 연기한 배우 서은수를 지난 10일 서울 신사동 소재의 UL엔터테인먼트에서 아주경제가 만났다.
‘듀얼’의 종방연을 촬영하는 날부터 곧바로 KBS의 새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지수 역할로 또 한 번 주연을 맡게된 터라 바쁜 틈에 다소 수척한 얼굴이었다.
그는 먼저 ‘듀얼’로 첫 주연을 맡았던 소감과 현재의 근황을 공개했다.
“‘듀얼’을 버리지 못하고 ‘황금빛 내 인생’을 들어가서, 다시 리프레시하고 다 털고 준비를 많이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많이 아쉬워요. ‘듀얼’ 끝내고 곧바로 새 작품으로 들어가서 체력적으로 힘든 건 없었는데 ‘듀얼’에서의 류미래는 어둡고 슬픈 상태였는데 ‘황금빛 내 인생’의 서지수는 너무 밝은 아이죠. 순수하고 철없고 그런 역할이라서 오히려 힘들었던 건 류미래를 버리지 못한 것 뿐이었어요. 그래도 이제는 끝난지 어느 정도 지났고, 지금은 지수에게 빠져 있습니다.”
류미래로 살 수 있었던 ‘듀얼’은 서은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작품에서 주인공이라는 생각보다 큰 역할을 맡게 되니까 ‘잘해야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담이 됐죠. 그게 긴장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고, 되게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더 배우고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스스로 굉장히 부족함도 많이 느끼는 시간이었어요. 특히 ‘듀얼’이 스릴러 장르다보니 호흡이나 스릴러 장르에 맞는 상태의 연기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그 부족함을 느끼다보니 분석을 해야했고, 또 선배님들께서 워낙 연기를 잘하시고 (양)세종 오빠가 워낙 잘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기도 했던 것 같아요.”
류미래의 연기가 ‘의학부 기자’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는 류미래의 연기를 위해 “다른 기자들보다 좀 더 영리하고 똑똑하고 그래야해서 그런 부분을 공부하는 게 어렵더라고요”라며 “기자를 많이 탐구하기도 했고 미래는 혼자 무서운곳도 다니고 그래야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대사가 어려웠어요. 의학지식을 말하는 건 ‘낭만닥터 김사부’가 오히려 더 힘들었기도 했어요. 잘 아는 것처럼 해야했거든요.(웃음) 대사를 달달 외우고 제가 똑똑하다 이걸 잘 안다는 식으로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연기해야하니까 그런 부분이 좀 힘들기도 했어요.”
서은수에게 ‘듀얼’이 더 의미있을 수 있었던 건 베테랑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이었다. 배우 정재영, 김정은 등 연기력으로 흠잡을 데 없는 배우들과 같은 작품을 출연한다는 점이었다.
“사실 김정은 선배님과는 한 번도 뵌 적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반면에 정재영 선배님과는 함께 연기를 자주 할 수 있었는데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정재영 선배님은 일상과 연기가 똑같으세요.(웃음) 전혀 꾸밈도 없으시고 진짜 말하는 것처럼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제게도 늘 ‘제일 잘하는 건 너대로 자연스럽게 하는 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뭔가를 더 꾸미려고 하지마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정재영 선배님과 연기를 하고 있을때면 선배님의 눈은 늘 이글이글 거리시거든요. 그 모습에 빨려들어가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집중도 많이 됐어요. ‘자연스럽게’를 맣이 되내이는 현장이었어요.”
정재영, 김정은과 같은 대 선배 배우들과의 연기도 기억에 남지만 서은수와 깊은 인연을 자랑하는 양세종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서은수는 지난해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양세종과 만났고, ‘듀얼’로 또 손을 잡았다. 이뿐 아니다. 서은수와 양세종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함께 공부를 했던 동기다.
“안 그래도 세종 오빠와 세 번째 연기는 언제 같이 하냐고 했었어요. ‘듀얼’에 함께 캐스팅 됐다는 이야기 듣고 정말 놀랐어요. 같은 학교를 나와서 수업도 같이 들었는데 ‘듀얼’로 만났을 때 서로 악수하면서 ‘잘해보자’고 했었어요.(웃음)”
서은수는 여러 의미를 가진 ‘듀얼’을 털어버리기도 전에 ‘황금빛 내 인생’으로 또 다시 새롭게 시작했다. 이미 6회분까지 촬영을 마친 그는 이렇게 곧바로 다음 작품에 들어가게 될 줄 몰랐다며 멋쩍게 웃었다.
“‘황금빛 내 인생’의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오디션을 볼 때 처음 뵀는데 두 분 다 너무 좋으셨어요. 게다가 이 드라마가 워낙 재밌어서 잘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일단 극중 서지수 캐릭터가 저와 많이 닮았어요. 감독님도 이야기 하시는 게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뛰어 놀아. 덧붙이려 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하고 싶은 만큼 놀 듯이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요즘 저는 그래서 현장가는 게 너무 재밌어요. 연기에 대한 갈망과 욕심도 크고요. 잘하고 싶더라고요. 극중 지수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해도 상관없을 만큼 저와 많이 닮았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부담 갖지 말고 있는 그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즐기고 있습니다. (웃음)”
이렇듯 ‘질투의 화신’ ‘낭만닥터 김사부’의 조연을 거쳐 ‘듀얼’과 ‘황금빛 내 인생’까지 주인공 자리를 단계 단계 올바르게 밟으며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그는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비결은 따로 없어요”라며 잠시 숨을골랐다.
“저는 늘 부족하고 스스로 깨지면서 ‘잘해야지’하는 걸 느껴요. 그런데 매 순간 간절해지더라고요. 매번 오디션을 통해 작품을 들어갔는데,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는 제가 꽃길만 가는 걸 수도 있겠더라고요. 전 그냥 매 순간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고, 간절했고 그 간절함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비결이라고 하면...간절함이랄까요? (웃음)”
※ [AJU★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