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10명 중 9명이 카드나 전자 결제 보단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고 블룸버그는 5일 보도했다. 기술 적응력이 강한 싱가포르는 전자결제 면에선 크게 뒤처진 상태다.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통합된 전자결제 시스템이 조속히 도입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페이팔홀딩스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싱가포르에서 43%가 현금으로만 계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2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전자 기기의 경우 망가지거나 결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현금이 편리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스마트폰과 비밀번호를 이용한 간편 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올해 간편결제시장 규모만 10조원이 넘었고 가입자는 400만명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간편 결제 건수는 하루 평균 44만200여건이었으나 올해 1분기 133만 3220여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가입자 수는 3200만명을 넘었고 연간 거래액은 9조원 이상 달했다.
NFC(근거리 무선통신) 결제 단말기가 보급되면서 간편결제시장이 급성장했다. 주요 업체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이 있다. 삼성페이의 경우 NFC 기능이 없는 신용카드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 누적 가입자 수는 1100만명 이상이며 지난 2년간 누적 결재액은 10조원을 넘었다. 올해 1분기 간편 결제의 평균 결제액은 3만2722원이다. 신용카드 4만5000원의 70% 수준이다.
싱가포르는 결제 시스템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리셴륭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달 국경절 행사에서 싱가포르 시민들에게 전자 결제 등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이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총리는 중국의 경우 어디서든 모바일 앱을 이용해 바코드를 스캔하고 길거리 음식도 현금 없이 계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우리도 e-페이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스템이 너무 다르다"며 "전자 결제를 위해 소비자들은 멀티플 카드를 가지고 다녀야 하고 업체들도 멀티플 리더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전자결제는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주고 업체들은 비용을 내야하기 때문에 현금이나 수표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금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정부는 QR코드 등 신속하고 편리한 전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페이팔에 따르면 싱가포르인 63%는 지불하는 방법에 대해 혼동하고 있다. 또한 기업 65%는 현재 전자 결제 트렌드를 따라잡는데 어렵다고 답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과 정부 관계자들은 일반 음식점에서 저렴한 전자 결제 시스템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통합된 전자결제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즈호은행의 비쉬누 바라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현금으로 계산하는게 편할 수 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업체들이 전자결제시스템을 이용하도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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