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가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한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통신비 인하 첨병, 알뜰폰의 미래는?’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토론회에 참석해 “보편요금제가 도입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음성통화 200분을 제공하는 요금제로, 정부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보편요금제 도입을 의무화하도록 해 전체적인 통신비 수준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보편요금제 도입을 의무화하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상태다.
문제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잃은 알뜰폰의 가입자 이탈현상이 가속회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고사할 수도 있다’라는 위기감이 퍼진 상태다.
황 부회장은 “알뜰폰은 시장 기능에 의해 통신비가 인하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알뜰폰 활성화 조치를 먼저 시행해주시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알뜰폰이 통신비 인하 효과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2011년 알뜰폰이 도입된 이후 서비스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신 교수는 “알뜰폰을 통한 연도별 가계통신비 절감액을 추정해보면 지난 2011년 638억원에서 지난 6월 약 1조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누적 액수를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약 4조원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1년 절감액은 알뜰폰 가입자수*(이통3사 ARPU-알뜰폰 ARPU)*12(개월)로 계산)
신 교수는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을 통한 통신비 조정은 비효율적이며 생태계의 교란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이미 알뜰폰에 존재하는 다양하고 저렴한 요금을 통한 보편요금제 실현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국장은 “보편요금제 도입은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입법취지인 이용자 편의 도모와 공공복지 증진이다”며 “적용 대상은 특정 통신사 가입자나 특정 서비스 가입자가 아닌 ‘누구나’가 돼야 하며, 이름 그대로 보편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파사용료 면제기간 확대 △알뜰폰 유통망 확대 △도매대가 산정 방식 개선 △알뜰폰 인식제고 및 홍보강화 등이 알뜰폰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됐다.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경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번해 안에 모든 국민들 납득시킬 수 있고 사업자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통신비 인하안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 중 법안으로 만들 것은 총리실 산하 사회적 협의기구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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