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소니가 다시 부활했다" 일본 가전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기업인 소니가 최근 다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 소니가 전날 발표한 올 회계연도 2분기 영업이익이 20년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소니의 부활이 세계 전자산업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은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 "20년간 자신을 넘지 못했다"···차분한 분위기 속 경쟁력 강화 다짐
소니는 지난달 31일 올 회계연도 2분기(7~9월) 실적을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매출액 2조600억 엔(약 20조233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나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1조8600억 엔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2040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6%나 늘면서 시장 예상치 1350억6000만 엔을 크게 상회했다.
2018년 3월로 마감되는 회계연도의 영업이익은 63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소니는 전망했다. 이는 지난 1998년 사상 최대 규모인 5260억 엔을 20년만에 넘어선 것이다.
소니 2분기 실적은 반도체와 게임 부문의 급성장 덕에 가능했다. 소니의 인기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4는 2분기에만 420만대가 판매됐다. 덕분에 게임·네트워크 서비스 부문 매출은 4332억엔(약 4조2600억원), 영업이익은 548억엔(약 5390억원)에 달했다. 이미지 센서를 포함한 반도체 부문 매출은 2284억엔(약 2조2460억원)를 기록하면서 소니의 성장을 이끌었다.
TV를 포함한 홈 엔터테인먼트와 사운드 부문 매출은 3009억엔(약 2조9560억원), 영업이익은 244억엔(약 2400억원)를 기록했다. 엔저와 프리미엄급 TV 판매 호조가 이익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 경영진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다짐하는 분위기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요시다 겐이치로 부사장은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부활이라기보다는 20년 동안 자신을 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보도했다. 소니는 과거에 실적 하향 수정을 거듭해왔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니의 스마트폰용 이미지 센서는 최고 수준이지만 TV 등은 한국 기업에 뒤지는 등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소니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의 전자업계가 지난날의 빛을 잃은 와중에도 소니 브랜드의 귀환을 기다리는 팬들과 투자자들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 "워크맨을 탄생시킨 감각 되찾고 있다"…가정용 개 로봇 등 새로운 도전 계속
한때 세계 전자업체를 주름잡았던 소니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가는 시기에 캠코더나 MD 플레이어 등과 같은 디지털 제품을 내놓아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휴대용 음악 재생기였던 '워크맨'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비슷한 제품을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소니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혔던 시대의 흐름을 읽는 감각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가상현실(VR)을 즐길 수 있는 PSVR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소니를 이를 통해 가상현실 분야의 표준을 선점하고자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로봇과 인공지능(AI)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점에서 소니는 1일 애완 로봇인 '아이보(AIBO)'의 후속 제품을 발표했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소니만의 감각으로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히라이 카즈오 소니 사장은 이날 "소니는 전통적 제품과 새로운 아이디어, 때로는 엉뚱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이런 아이디어들이 고객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개를 모델로 한 애완 로봇 'AIBO (아이보)'의 후속 모델을 내년 1월 11일에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9년에 처음 발매된 AIBO는 누계로15만대 이상이 팔렸다. 그러나 지난 2006 년에 사업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생산이 중단됐다. 그러나 최근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니가 새로운 모델 출시에 적합한 시기가 온 것으로 판단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카즈오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감동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소니의 책임이며 존재의 의의"라고 강조하면서 아이보 재발매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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