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형병원 간호사 A씨가 생전 남자친구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A씨는 남자친구 B씨에게 "하 진짜 너무 두렵다" "그만두고 싶다. 뫼비우스의 띠같아
"그냥 너무 자존감이 떨어졌어. 죽을 것 같아"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자친구의 죽음은 괴롭힘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다.
사건이 나기 전 '나 큰일났어. 무서워. 어떡해?'라는 메시지를 받고 병원으로 갔다는 B씨는 "여자친구가 멀리서 손을 벌벌 떨면서 다가오더라. 그렇게 무서워하는 얼굴은 처음이었고,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저와 뜬 눈으로 지샜지만 아침이 되어도 두려워하는 모습은 여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례식장에서 제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던 분들 다 기억한다. 저와 미래를 약속했었던 여자친구의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선배 간호사의 괴롭힘 때문'이라는 유가족과 B씨의 주장에 해당 대형병원은 "1차 조사 결과 괴롭힘은 없었다. 보강 조사를 통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할 예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3일 A씨는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배액관(수술 후 뱃속에 고이는 피나 체액을 빼내는 관)이 망가지는 일이 있은 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인 14일 수간호사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에 대해 병원 측은 "A씨를 문책하거나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직장 내 괴롭힘 여부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