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김영종 구청장은 도시재생을 단순 철거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터전은 그대로 유지하고 주민이 제안하는 문화시설, 공원 등 기반시설을 만들며 골목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 정의했다.
김 구청장은 한방에서 말하는 '침술효과'에 비유했다. 종로구 같이 정체된 구도심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나 거대 상업지 조성처럼 한 지역에 집중되는 블록단위 면적인 개발보다 도시곳곳의 점적인 공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과거 대규모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많은 비용이 들고, 경제적 이권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제력이 없는 원주민들의 재정착률은 낮아 기존 공동체가 무너지는 큰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관내 창신·숭인동은 대표적 우수 도시재생 사례로 꼽힌다. 협동조합으로 주민 스스로 지역의 공유자산을 활용해 수익은 창출하고 지역사회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2014년부터 시작해 지금 막바지 단계다. 창신동에 밀집된 봉제산업의 육성 차원에서 봉제업 종사자 대상 작업장과 방문객들을 위한 봉제박물관이 곧 건립될 예정이다.
아울러 일제강점기 총독부와 경성역 등 석조건축물의 석재를 채취하던 창신동 채석장 일대 명소화도 준비 중이다. 시민아이디어 공모 및 국제공모 작품을 참고해, 아름다운 도심 전경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 이외에 인근 낙산공원의 낙산어린이공원 재정비에도 나선다.
성곽마을에 대해 김 구청장은 "한양도성 일대 마을들은 그동안 일상생활이나 재산권 행사에 여러 제약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노후되고 소외된 게 사실"이라며 "이곳 주민들의 거주환경 개선과 마을공동체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부암, 행촌, 이화·충신, 명륜·혜화 4개 권역으로 나눈다. 각 사업지마다의 특성을 살린 기반시설정비, 주민공동이용시설 설치, 주택개량사업 등이 추진된다. 그밖에도 창덕궁 앞 도성한복판 역사인문 재생, 돈의동 쪽방촌 주민공동이용시설 마련 등이 곧 본궤도에 오른다.
김 구청장은 "우리구가 추구하는 미래도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이 중심되는 곳"이라며 "이웃의 삶을 살피며 주민이 원하는 변화를 위해 '작은 것부터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란 마음가짐으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만세운동이 최초 발화된 종로구에서는 평화, 자주, 자결 등의 정신을 향후 100년까지 계승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서울시와 함께 고민 중이다. 만세를 불렀던 탑골공원 이용 편의성 향상 및 33인의 민족대표가 독립선언문을 읽고 만세를 부른 태화관 기념 광장 조성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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