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태금융포럼] 현금ㆍ카드 넘어 '페이 시대'…돈의 미래 핀테크가 바꾼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선국 기자
입력 2018-03-15 19: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대니얼 세벌 링컨대 재무회계학과 교수

  • IT로 더 나은 금융서비스…JP모건 등 대형 금융사 사라질 것

  • 핀테크 성공요소 '보안ㆍ프라이버시ㆍ신뢰'…위챗이 대표기업

대니얼 세벌 링컨대 재무회계학과 교수가 1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에서 "미국보다는 아시아가 전환비용이 적기 때문에 핀테크 산업 발전이 훨씬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스탠더드차타드, JP모건 등 대형 금융회사를 비롯해 체크·신용카드는 사라지거나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대니얼 세벌 링컨대 재무회계학과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APFF 2018)'에서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핀테크혁명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강연한 세벌 교수는 "G제로 시대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은 돈의 기능을 발전시키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돈은 내구성과 이동성, 균일성, 유한성 등 특징과 물물교환, 저장가치 등의 기능이 있으며 이를 개선시키는 과정에 핀테크가 있다"며 "IT 기술을 이용해 새롭고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핀테크"라고 말했다. 

세벌 교수는 또 "과거 60년간 돈의 변화를 보면 핀테크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50년대 이전에는 현금과 수표를 써오다, 1950년대 이후부터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를 사용했다.

1960년대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1970년대에는 주식 시장에서의 전자주식거래, 1980년대에는 은행의 메인프레임 컴퓨터와 데이터 기록 보관 시스템이 등장했다. 

이후 1990년대에는 인터넷이, 2000년대에는 온라인 상거래와 모바일 기술 등이 나왔다. 2010년대 들어서는 블록체인이 탄생했다.

세벌 교수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등 현재 미국의 핀테크 모델이 나오기까지 60년 이상이 소요됐다"며 "이는 혁명이라기보다 진화에 가깝다. 기업과 산업은 핀테크 진화 과정에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핀테크의 성공은 보안과 프라이버시, 신뢰라는 세 가지 구성요소를 누가 탄탄하게 다지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를 기본으로 네트워크와 대중화, 평판·명성, 정부의 규제와 인센티브가 유기적으로 호환될 때 핀테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더디게 만드는 전환비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금만 쓰던 제3국의 소비자를 신용카드로만 결제하게 하면 상당시간 주저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벌 교수는 "미국은 현금과 신용카드 등 오프라인·아날로그 방식의 거래 방식이 온·모바일 등으로 디지털화하기까지 60년 이상이 걸렸다"며 "미국보다는 아시아가 전환비용이 적기 때문에 핀테크 산업 발전이 훨씬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핀테크로 성공한 기업들을 소개한 그는 한국 기업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스퀘어는 중소기업 거래 지원 기능을, 로빈후드는 무료 온라인 주식거래를, 코인베이스는 미국에서 가장 큰 암호화례 거래소를, 리플은 암호화폐를 제공하고 있다"며 "빠르고 안정적인 한국의 인터넷 환경에서 운영되는 카카오페이는 모바일 거래 시스템인 페이팔과 벤모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아시아권에서 핀테크 기술 활용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위챗'을 꼽았다. 위챗은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다. 

특히 위챗의 성공을 '루이스 전환점'에 빗대어 설명했다. 루이스 전화점은 개발도상국에서 농촌의 값싼 노동력으로 급속한 산업발전을 이루지만, 이 인력이 도시로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임금이 급등하고 성장이 둔화되는 것을 말한다.

루이스 전환점에 이르게 되면 노동 수요·공급의 불일치가 발생하며 고비용·저효율의 사회적 구조가 자리잡는다.
 
세벌 교수는 중국이 2010년에 루이스 전환점을 맞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때 중국에서는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젊은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들이 도시에서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온라인·모바일 상에서의 금융 거래를 해야 했고,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현금과 체크·신용카드를 넘어 위챗 페이를 쓰는 일은 중국인에게 당연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세벌 교수는 "위챗이 중국에서 성공한 이유는 모바일 페이 시스템이 현금 거래를 대체했기 때문"이라며 "바꿔 말하면 매크로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한 결과"라고 답했다.

그는 핀테크 산업 발전에 대해 "루이스 전환점과 같은 거시 데이터 포인트와 도시화를 추구하는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봐야 한다"며 "60년간 돈의 기능과 특징을 개선하는 과정을 거친 G제로 시대의 핀테크는 다음 60년을 준비하는 최초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